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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탐방> 순천 길인목장

식량산업 믿음 하나로 걸어온 낙농외길 30년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전남 순천 길인목장은 낙농진흥회 납유농가 중에서 쿼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목장이다. 2003년 기준원유량이 도입될 때 길인목장이 받은 쿼터는 2천kg이었다. 20년간 목장을 운영하면서 꾸준히 확대해온 결과였다. 허외양 대표는 기준원유량을 부여 받은 이후에도 목장 규모를 늘리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길인목장이 보유하고 있는 쿼터는 무려 4천43kg으로 10년 전에 비해 진흥회 농가 중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납유량 10년새 2톤서 4톤으로…최대 쿼터보유
‘우보천리’ 땀의 가치 증명…2세경영 전환  중

 

>>고집과 성실함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
낙농가로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비결은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목장경영에 전념해온 성실함이었다고 허외양 대표는 설명했다.
“84년도 송아지 세 마리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400두 규모까지 성장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내와 주변사람들 모두에게 고된 시간이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목장의 성공은 절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일했고, 아끼고 아껴서 모은 자금은 목장을 위해 다시 투자하면서 고집스럽게 정진해 왔다.
“낙농을 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해마다 규모를 늘려온 것은 낙농이 식량산업이고, 앞으로는 쌀보다 중요한 식량 산업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지만 판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나로 하여금 30년간 낙농 외길을 걷게 했다.”
“고집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영원한 낙농동반자인 임미엽씨였다”고 허 대표는 고백했다.
부인 임미엽씨는 “고생이 말도 못할 정도로 심했다. 목장이 작았을 때는 작업효율이 떨어져 힘들었고 규모가 커지면서 노동 강도는 점점 세졌다. 지난해 로봇착유기를 설치하기 전까지만 해도 오전 착유가 끝나는 시간이 보통 12시를 넘겼다. 늦은 아침을 먹고 잠깐 쉬고 나면 바로 저녁 착유를 시작해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겨우 작업이 끝났다. 사람이 소를 모시고 살았던 때였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허 대표는 “솔직히 말해 초기에는 일에 찌들어 살았다. 목장의 규모도 작았지만 캔에 우유를 담아 납유하던 시절도 있었다. 우유를 캔에 담아 놓고 냉각기가 없어서 샘물로 냉각을 하며 손수레로 실어 3km가 넘는 곳까지 직접 날랐다.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비포장 길로 우유를 실어 나르는 일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목장에는 당시 납유에 사용하던 캔이 여러 개 남아있다.
“솔직히 지금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젊은 낙농가들이 있을지 모른다. 명심해야 할 것은 결과의 화려함 뒤에는 말 못할 땀과 노력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화려함을 보기 전에 땀과 노력의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낙농산업 안정화 뒷받침 필요
“유제품은 매년 소비가 늘고 있는데 국내 우유생산은 해마다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과잉이라며 낙농가들을 쥐어짜고 있다. 단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식량산업으로 자리 잡은 낙농이 지금 처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10년 후에도 이 땅에서 지속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허 대표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를 보였다. “목장의 환경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정화시설을 만들려고 하면 건축행위는 못하게 한다. 도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답답하다. 낙농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업의 중요성을 공감하지 못하니 낙농가들이 어떤 고민을 하며 목장을 경영하고 있는지 관심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축사하나를 지으려면 다섯 가지 법을 봐야 한다.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일반 농민이 이것을 일일이 다 알아서 할 수가 없다. 비용은 농가가 부담하더라도 한 번에 설명을 받고, 한 번에 해결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후배 낙농가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얻으려면 낙농은 맞지 않다. 분명한 것은 오랜 기간 의지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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