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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산업 국제경쟁력, 가축 유전자원으로부터

 

이득환 교수 한경대학교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은 핸드폰, 자동차, 전자제품을 넘어 심지어 주방기구까지 침투해 세계 경제 흐름에 크게 영향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농업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면 제한된 농지면적에 따른 생산비증가, 농업기술의 취약성, 농업인의 노령화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소고기, 돼지고기, 가공 유제품 등의 축산물 역시 축산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열세한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축산산업 현장에서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 해법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는 생명산업으로서의 근간인 생명자원에 그 해답이 있다.
세계식량기구(FAO)에서는 이러한 생명자원의 고귀성을 보존 유지하고자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국가별 생명자원의 현황을 조사, 수집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환으로 FAO에서는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 DOMESTIC ANIMAL DIVERSITY INFORMATION SYSTEM)을 운영하여 데이타베이스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축산과학원의 주관으로 DAD-IS에 생명자원현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 이러한 생명자원의 다양성은 국가 간의 축산무역에 있어서 로열티라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생명자원인 한우를 들어보자. 한우의 유전적 특성은 타 육우와 다른 유전적 조성에 의하여 외형 또는 품질 면에서 특이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이성이 타 육우보다 우수하다면 품질 면에서 국제 경쟁력의 우위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겠다.
축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유전자원을 개발, 증식, 육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유전적 특이성이 있는 가축은 한우뿐만 아니라 칡소, 흑우, 재래돼지, 흑염소 등이 있으며 비록 사육두수는 적지만 다양한 축종의 토종가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경제적 측면에서 한우를 제외한 다른 가축은 그 효율이 다소 취약한 측면이 있다. 역사적으로 가축이라 함은 축화동물(DOMESTIC ANIMAL)로 정의하여 가축화시켜 왔고 가축화의 절차로서 순화과정과 경제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기간의 선발과 도태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경제적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장기간 선발과 도태과정에 의한 개량으로 달성할 수 있다. 상기에 언급한 토종가축들은 경제목표에 적합한 선발과 도태, 즉 개량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경제능력이 낮은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선발과 도태를 통하여 국제경쟁력에 우위를 갖는 가축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고유의 가축 유전자원을 증식,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발과 도태의 개량을 위해서는 유전학적으로 집단의 크기를 고려해야 한다. 집단의 크기가 중요한 원인을 알아보자. 이것은 생명체의 유전현상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생명체의 유전현상은 크게 양면성이 있다. 첫째, 부모는 자신이 갖는 유전물질을 자손에 전달하려는 특성, 즉 부모와 자손간의 유사성의 원칙이고 둘째, 이들 자손은 환경에 적응하려는 다양성의 원칙을 갖는 양면성을 갖는다. 즉 세포유전학적 또는 분자유전학적으로 부모로부터 자손이 생성될 때 자손은 부가 갖는 유전자의 절반을 부로부터 전달받고 나머지 절반은 모로부터 받는다. 다시 언급하면 부모는 자신을 닮은 자손을 생산하려는 특성이 있다. 반면에 태어난 자손은 부모의 유전자를 재조합하려는 특성이 있어 유전자의 변화를 꾀하려 한다. 여기서 집단의 수가 적을 경우 부모를 닮는 유사성 보다 자손들의 다양성이 적을 경우 후대 자손은 번식기능의 저하 등으로 후대생산이 중지되고 결국 소멸하게 된다. 즉 유전자원의 소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말레이사아 쿠알라룸푸르 근처에 원주민의 역사를 기록한 오랑아슬리 박물관이 있다. 오래전 폐쇄사회를 이루어 살아온 60여 종족의 원주민은 대부분은 소멸하고 현재 약 10여개의 부족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폐쇄된 집단의 근친으로 인하여 소멸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사육되고 있는 고유의 유전자원인 토종 가축도 증식 개량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소멸할 것이고 만일 한번 소멸한다면 다시는 재생산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러한 토종 가축을 증식 보존하려는 지원정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원을 보존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육성하고 경제적 효율이 높은 가축으로 개량하려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의 재래가축이 경제성이 다소 낮다고 하여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소멸하고 말 것이다. 농가와 정부는 이러한 토종가축에 대한 장기적인 육종목표를 가지고 정확한 기록에 의한 선발 및 도태시스템을 구비하여 현존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유전자원을 증식 보존하며 더 나아가서 선발 육종을 통하여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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