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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1년을 보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도로 개선 필요

  • 등록 2014.10.29 10:38:52

 

김연화 원장(한국소비생활연구원)

 

식생활 필수품 우유, 물가 민감

생산기반 안정화 취지는 공감

 

원유가격 연동제(이후 연동제)는 생산농가의 생산비를 원유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영하여 낙농가 경영 개선과 유업체간의 갈등의 고리를 끊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연동제 도입이후 1년이 지난 13년, 제도 시행효과를 돌아보면 탄력적 시세반영이라는 목적은 이루었지만, 최종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이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우유는 소비자, 특히 우유가 성장기 아동 및 청소년기 자녀를 둔 가정 뿐만 아니라, 일반소비자에게 있어서도 대표건강식품으로서 거의 필수재에 가까운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상 우유의 가격변동에 대해 소비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가운데, 올해 원유가격상승분 뿐만 아니라, 제조가공비와 유통마진률이 정률제로 가격에 반영됨에 따라 실제 원유가격인상분인 106원보다 더 높은 250원이 책정되는 등 제도의 취지에 어긋날 정도로 비합리적인 소비자가격이 형성되었다. 결국 낙농업체를 보호하자는 취지하에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는 제조가공업체와 유통업체에게 돌아가는 마진까지 높여, 배(원유가격)보다 배꼽(유통 및 제조마진의 가격)이 커진 가격이 되어 소비자들은 매우 격양된 불만을 표출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연동제는 생산자의 생산기반 안정화와 우유생산의 안정적 생산기반확보를 통해 수급 균형과 합리적 가격체계를 형성하고자하는 제도였지만 최종 소비자가격에 까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흰 우유는 원유를 주로 사용하고, 나머지 유가공제품에는 수입 우유를 사용한다지만, 원유는 모든 과자, 빵류, 아이스크림, 치즈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는 이유로 물가상승 요인 품목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물가상승 요인의 대표적 품목이 되는 원유에 관련된 연동제는 세간의 큰 관심을 모으게 되었고, 기초식품군으로 필수재의 성격을 띠는 우유의 가격인상으로 가계는 큰 부담으로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 12월 기준에 의한 마진율이 낙농가 43.25%, 가공업체 22.38%, 유통업체 34.37%(대리점 마진율 통합)으로, 미국의 유통마진율 8.82%, 일본 16.75%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의 마진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우유 생산비와 원유 기본가격의 변동 폭은 큰 차이가 없으나 평균 우유 소비자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로 유통마진이 소비자 가격 인상의 원인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소비자단체에서도 연동제를 통한 생산자의 생산기반 안정화에 대한 기본 취지는 수용하지만 소비자가격의 불안정에 따른 가계 부담은 분명히 개선안이 도출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우선 원유가격 연동제에 의해 원유가격의 인상분은 정액제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이 외에 우윳가격에 포함되는 제조가공비(22.38%)와 유통마진(34.37%)은 정률제로 이러한 가격형성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격연동제에 따라 원유가격의 상승액은 상승분만큼의 수치(가격)가 반영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원유가격 상승을 기준으로 하여 부수적인 가격인 제조가공비와 유통마진까지 일정 비율에 따라 연달아 커지게 되는 비합리적인 가격구조인 것이다.
미국의 경우 8.82%의 유통마진율을 통해 기초식품군으로서 안정화된 가격을 형성하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생산자·생산자·유가공업체·유통업체의 이익에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볼모로 잡혀있는 꼴인 것이다.
늘 기업과 유통업체의 각각의 입장을 들어보면 모두가 그럴 듯하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을 반영한 연동제의 개선 및 추후논의를 통해 우유 및 유가공 시장의 객관성, 투명성, 신뢰성과 소비자와의 신뢰관계를 확보하는 계기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금번 낙농육우협회에서 연동제에 의한 25원의 가격인상요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생산자단체 스스로가 인상을 유보하는 자세는 소비자와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함께 공유하고 연대하려는 자세로 굉장히 고무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은 어느 한 곳에서만 일어날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작은 과정에서 신뢰가 하나하나 쌓여 갈 때 우리 낙농가에서 생산한 우유의 진정한 가치도 인정할 수 있다.
앞으로 유가공업체와 유통업체도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 소비자와의 정보 공유를 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소비자의 소비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소비 패턴도 다양해짐에 따라 한 부분의 이익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다른 부분의 이익 공유를 통해 보완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들이 소비자의 감동을 낳게 될 것이다.
유통업체는 막강한 마켓파워를 행사하여 제조업체를 압박하고 시장의 불합리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그동안의 관행적인 행위를 중단하고 양심적이고 윤리적인 자세를 돋보일 수 있는 자세전환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더불어 우리 소비자단체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나 감시체계와 더불어 시장에서 강자가 약자의 이익을 약탈하는 제로썸 시장이 아닌, 상생과 협조-공조체계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상생네트워크의 조정자와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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