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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소비자를 위한 건강한 우유

  • 등록 2015.05.08 10:20:40

 

박용호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원유의 품질을 결정하는 위생등급제도가 국내에 정착한 역사는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지방 함유량으로만 유대를 지불하는 고전적 방법에서 탈피한 위생등급제도는 공교롭게도 일명 ‘고름우유’ 사건으로 인하여 우리나라에서 빛을 보게 되었다.
선진 낙농국에서와 같은 우유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유중 총세균수 및 체세포수를 측정하여 유대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낙농가와 소비자들에 익숙한 제도이지만 초창기 제도 확립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원유의 체세포수 측정은 체세포 (somatic cells)란 용어 자체를 일반 우유 전문가들조차도 확실한 개념을 알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체세포수를 왜 측정해서 원유 위생등급에 반영해야하는지를 모두들 받아들이기 까지는 또 다른 시일이 추가로 필요하였다.
그 당시 가장 많은 연구와 낙농지도를 담당하던 수의과학검역원(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전국의 원유중 세균수 함량은 물론 젖소 유방염에 의한 주요 원인세균 종류 및 올바른 치료 약제 선발로 낙농가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었다.
그 당시 우유조합이나 유업체, 낙농육우협회 및 지역 낙우회, 사료업체 등의 요청에 따라 유방염 예방치료 현장 지도를 빈번하게 다니게 되었다. 그 유명한(?) 검역원 유방염연구팀은 그 당시가 가장 활발한 활동시기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을 비롯한 주이석(현재 본부장), 문진산 박사 그리고 장금찬 선생은 다른 직원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소위 아이스케키 상자를 등에 메고 대중교통을 통해 전국의 수많은 목장을 찾아다니며 원유 샘플링을 하였고 밤 11-12 시경에 돌아와서는 다시 샘플링한 원유를 배양하는 일들을 수없이 반복하였었다.
봉급도 매우 적었고 출장비도 미약한 수준이었지만 유방염이 완쾌된 목장주인들이 베풀어주는 막걸리 한잔과 돼지고기 한 점은 우리의 갈증을 달래주기에 충분한 시절이었다.
덕분에 우리 유방염 연구팀은 많은 연구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고 또한 당시 상부 소속기관이던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학술대상 수상의 영예를 받기까지 하였다.
모든 연구팀의 석사·박사 논문은 모두 젖소 유방염에 관한 내용이었음은 기술하지 않아도 자명한 결과 이었고 지금까지도 한국유질유방염연구회 및 대학과 검역본부와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함께 일을 해나가고 있다.
현재까지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그 당시 유방염을 근절하는 5가지 방법(일명 다섯 손가락 방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착유기 점검  2. 유두침지(분무)소독: 착유전과 착유후 그리고 건유기  3. 건유기 치료약제선발과 치료  4. 감수성 약제 선발 치료 5. 체세포수 높은 젖소 도태 등이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설명은 많은 낙농지도 편람과 기고문에 잘 수록되어 있으며 특히 한국 유질유방염연구회 모임 책자에도 잘 수록되어있다.
원유 중 세균수 증가 및 유방염 원인균 침투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방지하는 유두분무 침지소독이나 환경오염 방지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지만 젖소 체내에서 밖으로 나오는 체세포수의 감소는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소화 신진대사작용이 좋은 젖소는 유력하고 힘있는 백혈구 등을 유방에 파견시켜 원인균에 대항하지만 그렇지 못한 젖소는 많은 백혈구 들을 감염 유방에 출동시켜 체력이 고갈되고 원유에 체세포수도 증가하게 된다.
즉, 일반적인 위생 개념만으로는 세균수는 감소시킬수 있지만 체세포수 감소는 복합적인 노력과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측정과 백혈구 종류 분석에 의한 효과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파스퇴르’ 우유가 창업되기 전부터 당시 창업주인 최명재 사장님의 체세포수 측정에 의한 개체 및 우군 관리는 매우 인상깊었고 감명 받았던것은 사실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유방염 방제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유방염 연구실에 근무하던 본인을 통해 이러한 검사를 요청하여 좋은 효과를 거둘수 있었고 이러한 자신감에서 창업하게 되지 않으셨나 하고 생각한다.
손봉환, 정충일, 이흥구 낙농 선배님들과 함께 국제낙농기구 가입도 당시 처음 시도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도 이 분들은 낙농 현장을 위한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계시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FMD, bTB(소결핵병) 및 BVD 등 현실적으로 낙농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도 많은 시기이다.
가까운 중국은 로봇 시스템과 특이적합초지 조성 등을 통한 대량생산을 선진 낙농국과 공동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다. 내몽고에 가보면 너무 광대한 우유생산과 시설에 겁이 날 정도다. 하지만 국내 우유 품질개발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간다면 어떠한 선진 낙농국의 우유나 유제품이 수입되더라도 우리 것을 지켜 나갈 수 있으며 현재 활발히 진행되는 수출도 더욱 강화되리라 굳게 믿는다.
현재 국내 원유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백색 시유의 전체를 저온처리 (Pasturization)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다.
따라서 우리도 중국에의 수출을 감안하고, 한중일 FTA를 대비한다면 우리도 살균에 대한 기준을 바꿔야 한다. 또한 한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도 유통기한이 긴 UHT(초고온살균)나 멸균유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시장 개방에 대비하여 국내 낙농시장을 지킬 수 있으며, 소비자 및 소비자 단체에게 멸균유보다 저온처리유가 더 좋다는 사실을 충분히 홍보해야 한다. 단, 이러한 모든 백색시유에 대해서 저온처리를 할 경우, 유통기간이 짧아 생산업체는 하절기에 어느 정도의 반품이 생길 수 있으나, 이러한 점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지금도 낙농 현장에서 직접 일하시는 낙농가, 낙농지도자, 연구원 및 관련 생산단체, 소비자 단체의 노력에 깊은 감사와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우리나라 낙농, 우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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