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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도체 등급제 역할과 발전 방향

긴 안목서 접근…합리적 논리로 접점 찾아야

  • 등록 2015.08.07 10:06:59

 

강세주 팀장(축산물품질평가원)

 

우리나라 소도체 등급은 육량등급과 육질등급으로 나누어 판정하고 등급표시도 두 종류가 나란히 표기된다. 육질등급 판정항목은 근내지방도, 육색, 지방색, 성숙도, 조직감이 있고, 육량등급은 도체중량, 배최장근단면적, 등지방두께, 품종 등의 측정 수치를 육량지수산식에 대입해 산출한 육량지수에 따라 부여된다. 이는 소고기가 식품재료로 거래될 때 구매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등급제의 사회적 기능은 ①공평하면서 ②활용이 편리하고 ③품질 가치가 소비자까지 전달되어야 한다. ④최종적으로 등급판정결과는 생산농가에 환류(Feed-Back)됨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소고기 품질은 발전적으로 꾸준히 유도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등급제는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도량형과 닮은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식육은 수분 72%, 단백질 20%, 지방 5%, 탄수화물 1% 등의 비율로 구성된다. 또 쇠고기의 맛은 연도, 다즙성, 풍미, 심리적 요인(선입관, 신뢰감, 분위기 등)과 상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마블링’이라고 불리는 근내지방은 이중 연도, 다즙성, 풍미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육질등급 평가항목 중에서 가중치가 높은 편이다.
근내지방의 역할을 살펴보면, 근주막 주위에 축적된 결합조직의 강도를 약화시킴으로써 가열조리시 결합조직이 쉽게 파괴되도록 작용해 고기를 씹을 때 연도가 증진된다. 열전도율이 낮아 가열조리에 따른 육단백질 변성을 줄여 육즙의 삼출과 증발을 억제함에 따라 다즙성을 높이고, 지방성분이 타액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리고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력을 좋게 해 숙성 후 연도와 향미 개선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근내지방은 모든 소비자에게 맛 선호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또, 건강에 유익한지 유해한지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뜨겁게 벌어지고 있고 다양해지는 소비자 요구사항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등급기준의 개정은 새로운 요인의 발굴과 사회적 합의라는 씨줄과 날줄을 어떻게 엮어야 할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요인은 과학적으로 풀어야 하겠지만, 사회적 합의는 대아적인 입장에서 먼 장래를 내다보는 노력과 신뢰가 중요하다.
요즘처럼 한우고기가 수입쇠고기보다 소비자 가격이 2배 이상으로 올라갈 때면 마블링이 등급기준의 전부인 냥, 그리고 건강에의 악영향 등 문제의 온상인 것처럼 다루어진다. 하지만 소도체 등급 판정항목 중에서 근내지방도의 가중치를 낮추거나 없앤다고 과연 한우고기의 소비자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 쌍방이 만족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본질적인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점을 공감하면서 소비자와 업계의 다양한 요구를 타협과 합리적인 논리로 풀어내는 산파역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쇠고기 구매가 절실하다. 일예로 활동과 성장이 왕성한 청소년들에게는 근내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소고기를 섭취토록 하고 1++등급과 1+등급의 소고기를 조리해 먹는 경우에는 소화율과 지방함량을 고려하여 적게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1등급을 중간에 놓고 취향에 맞춰 근내지방도를 좌우로 조정하면서 요리 메뉴에 맞는 근육부위와 조지방 함량을 함께 검토해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람의 욕구가 다양한 만큼 고객 요구를 전부 수용할 수 있는 등급제는 없을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품질요인과 수준을 얼마만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국민과 국익보호 차원에서 긴 안목을 가지고 등급제 발전방안 마련과 접근이 이루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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