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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급변하는 축산지도…농협의 역할은

  • 등록 2015.09.18 13:25:00

 

신정훈 본지부장

 

농협축산경제가 대규모 축산물 복합단지 신축작업에 들어갔다. 부천축산물공판장과 붙어 있는 8천526평의 부지매입을 완료하고 설계용역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1천460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2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8년 1월이면 도축-가공-포장-유통-판매가 한 자리에서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선진국형 물류센터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농협의 대규모 축산물 복합단지가 주목되는 이유는 대형패커의 실질적인 허브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농협축산경제가 협동조합형 대형패커를 만들겠다며 팔을 걷어 붙인지 5년이 넘었다. 사실 대형패커 개념이 회자되기 전부터 농협 내부에선 부천공판장 인접 부지를 활용해 축산물 물류기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처음 그런 의견을 접했던 것이 2007년이다. 당시 농협 내부에서 제시됐던 물류기지의 주요골자는 지금 그려져 있는 복합단지의 역할과 내용면에서 대동소이하다.
그렇게 따지자니 이번 농협의 축산물 복합단지는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서야 결실을 맺는 셈이 된다. 첫 아이디어가 나오고부터 축산물 복합단지 건립에 착수하는데 꼬박 8년이 걸렸다. 당시 아이디어를 냈던 간부직원(부천공판장장)은 퇴직한지 오래다. 이제라도 본격적인 유통시스템 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그의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어느 조직이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땐 외부환경에 의해 뜻하지 않은 복병이 곳곳에 나타난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의 경우에는 내부에 간단치 않은 복병이 있는 것 같다. 독립사업부제로 운영되며 각각의 대표이사들이 사업 결정권을 갖고 있다지만 그 것은 말뿐이고 실상은 다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내부에서 ‘갑’으로 지목되는 교육지원부문에서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누구든 뜻대로 경영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말만 독립 운영이지 의사결정절차를 들여다보면 교육지원부문에 의해 전문성은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그나마 경제사업 활성화 투자계획에 반영된 이번 축산물 복합단지의 경우는 비교적 쉽게 결정됐다. 오랜 준비기간은 제외하고 의사결정과정만 보면 6월15일 농협경제지주 고정투자심의회를 시작으로 8월27일 부지매입 계약체결까지 두 달 남짓 걸렸다.
몇 달째 교육지원부문에서 멈춰 있는 육계계열화업체(체리부로) 인수 건 등 다른 사안들과 비교하면 농협답지 않게 엄청 빠른 속도다.
지금 한국축산의 지형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한국축산 지도에서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어느새 공격적인 경영을 앞세운 몇몇 민간기업들이 대기업 수준으로 발전해가며 빠르게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농협축산경제는 20년 동안 민간기업에 밀려 역할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던 육계분야에서 새로운 지도를 그릴 호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농협내부의 공룡이 되어버린 교육지원부문에 발목을 잡혀서다.
전문성,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경제사업 활성화와 농협축산경제의 진로에 발길질을 해대는 자가 내부에 있는 것 같다. 길을 닦을 땐 우여곡절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걸림돌은 뽑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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