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협 조합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축산현안에 머리를 맞댔다. 축산발전협의회(회장 정문영·천안축협장)는 지난 4일 농협안성교육원 상생관에서 전국축협 조합장 회의를 개최했다. 조합장들은 이날 회의에서 농협법 개정작업과 관련해 축산조직의 독립성과 자율성, 전문성 확보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에게 사랑받는 희망축산 선포식’도 가졌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대화의 시간, 그리고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과 축산정책에 대한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이날 회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김병원 회장, 축산경제 조직 현행 유지 요구에 답변
축협조합장, “우리 뜻 관철 안되면 단체로 일괄 사표 내겠다”
>> 축협 조합장 현안 회의▲정문영 회장(축산발전협의회)=축산발전협의회는 농협회장, 농식품부 관계관과 계속 면담을 갖고 농협법 개정안과 관련해 축산조직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축협 조합장들의 의견을 계속 건의해왔다. 일각에서 경제지주 공동대표안과 함께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축산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축발협에서 인추위원 7명을 뽑으면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논리다. 절대 수용불가라는 조합장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이 의지를 모아주면 정부와 중앙회에 전달하겠다.
▲신동훈 조합장(원주축협)=축산조직의 독립성, 자율성, 전문성 확보에는 139명 전체 의견이 똑같다. 정부와 중앙회에 별도의 축산지주 설립을 건의하자.
▲정문영 회장=참고로 축발협에서 검토한 건의문 초안은 별도지주 설립요구와 축산대표 선출문제를 비롯한 농협법 제132조 현행 유지 요구로 잡았다.
▲홍순철 조합장(인천축협)=건의문 전달에 우리 조합장 전체가 같이해 힘을 실어야 한다.
▲정동채 조합장(영천축협)=별도지주 요구와 함께 현행 20명의 조합장이 하는 축산대표 선출을 전국 139명 조합장 직선제로 건의하자.
▲정문영 회장=조합장들의 의견대로 대표선출은 조합장 직선제로 건의하겠다.
▲김대중 조합장(고창부안축협)=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도 필요하다. 조합원과 함께 여의도로 가야 한다.
▲정문영 회장=단계별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박근춘 조합장(서천축협)=축산조직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전국축협 조합원 서명운동을 전개하자.
▲정문영 회장=최악의 경우 헌법소원도 검토한바 있다. 필요하다면 조합원 서명은 그 때 추진해보자.
>> 농협중앙회장과 대화의 시간
▲김병원 회장=협동조합의 존재가치가 희석돼 있다. 10만 임직원 가슴에 농민은 없고 오로지 목표만 있다. 때문에 농민들은 우리 모두를 장사꾼으로 본다. 정체성이 바로서지 않으면 경영도 없다. 이 시점에서 축산농민에게 어떤 서비스를, 어떤 마음으로 손발이 되어주고 주인의식을 불어 넣어 줄지 깊게 생각해보자. 농민들이 여러분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조직을 만들자. 조합장들이 농협법 132조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다. 과거 농협내부에서 132조 없애는 계획이 있었다. 축산은 전문화 규모화가 되어 있다. 통합 때 피의 대가로 만든 132조를 없애는 것이 과연 민주적인가. 흡족한 상황이 안 돼도 시군단위 어른인 여러분이 넓은 마음을 가져 달라.
▲이외준 조합장(포항축협)=중앙회와 조합의 상생을 지원해 달라. 132조는 우리의 숙원이자 염원이다. 축산대표 선출을 직선제로 해 달라.
▲김병원 회장=경제지주 탄생 시점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132조다. 해결할 과제다. 농식품부에 간곡하게 얘기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줘야 한다. 원래 경제지주에서 축산을 없애려고 했었다. 지금은 공동대표까지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대표선출방식이다. 축산발전협의회에서 조합장 4명과 축산전문가 3명을 뽑아 축산대표를 선출하면 자율성이 보장된다. 이 방안으로 가면 정부는 축산의 사업계획과 예산을 지금처럼 그대로 해줄 것이다. 그래서 농협안은 축산대표 인사추진위원회 선출로 가닥을 잡고 있다. 132조 수위가 조금 낮아지지만 공동대표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내려고 하는 것이다. 오늘 여러분이 더 좋은 방법을 제시하면 좋겠다.
▲서병국 조합장(영주축협)=회장 선거공고문을 읽어보면 축산조직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의원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회장의 의지는 무엇인가.
▲김병원 회장=정부입법과 의원입법이 있는데 정부가 농협안을 내라고 하는 중이다. 20명 대표자회의, 지금 그대로가 좋겠는데 정부가 완강하다. 하나라도 건지는게 좋지 않겠나. 덜 민주적이지만 인사추진위원회로 가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선거공약은 현행 유지로 냈다. 그게 좋겠는데 안 돼 차선책을 선택하려고 하는 것이다.
▲신강식 조합장(고흥축협)=회장 출마 시 만났을 때 132조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을 믿고 있다. 농협 설립 이념과 목적이 부합되는 회장으로 긍지를 가져 달라. 회장이 끝까지 축협장과 뜻을 같이 하면 132조 지킬 수 있다. 관철 안 되면 139명 조합장이 단체로 일괄사표를 던지자.
▲박희수 조합장(괴산증평축협)=인추위 형태가 되면 축산조직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끝까지 유지될지 의문이다. 차라리 현행 유지로 농협의견을 정부에 제출해 달라. 우리가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겠다.
▲김병원 회장=회장으로서 몇 가지 안을 만들어 정부와 협의해 여러분의 주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혹시 마음에 안차도 이해해 달라. 여러분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회장의 임무다. 축산대표가 여러분의 심부름을 못하면 내가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해보겠다. 제도권에 들어와 보니 경우에 따라 여러분 의견을 다 못 들어주는 상황도 있겠지만 그래도 여러분의 뜻을 아니까 축산대표와 정부와 상의해 132조를 지키겠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
>> 축산정책 질의응답
▲이천일 국장(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축산정책방향 설명보다 여러분들의 현장의견을 듣는 시간으로 하자. 정책이나 제도 등 고쳐야 할 점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달라.
▲최창열 조합장(거창축협)=산지생태축산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걸림돌이 너무 많다. 관련부처로 나누어져 있는 허가과정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사업비도 너무 적다. 다시 검토해 달라.
▲이천일 국장=관련부처와 논의해 보겠다. 초지조성 환경영향평가는 어느 정도 진전을 보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해 시범사업을 내년에는 본 사업으로 격상시킬 생각이다.
▲천해수 조합장(아산축협)=FTA 협상 당시 낙농문제를 예견하지 못했는지 참 안타깝다. 수입 분유를 막지 못하면 자국원유 의무사용량 제도를 정부가 만들 방안은 없는지 궁금하다.
▲이천일 국장=국내산 원유 의무사용은 WTO와 상충되는 문제 같다. 낙농문제는 종합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낙농산업발전위원회에서 지난해 8월부터 논의 중이다. 전국단위 쿼터제를 포함해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우영 조합장(부여축협)=조사료 자급정책과 관련해 4대강 하천부지의 유휴지에 재배를 허용해야 한다. 현재 환경부, 국토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농식품부가 나서 달라.
▲이천일 국장=축산정책국에서 조사료 자급률 증산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한해에 1천억원이 조사료정책에 투입된다. 내년에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개편할 생각이다. 대안을 만들어서 의논해보겠다.
▲이덕우 조합장(남양주축협)=무허가축사 양성화와 관련해 그린벨트 내 축사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수십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농가들이 이중으로 벌금을 내야 할 처지다. 일반지역과 형평성에 맞춰 풀어 달라.
▲이천일 국장=어떤 식이든 이번에 무허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린벨트와 일반지역의 차이를 파악해 보겠다. 무허가 시설을 허가시설로 고치는데 얼마나 드는지도 봐야 한다.
▲이재덕 조합장(여주축협)=상수원보호지역은 1권역과 2권역으로 나눠지는데 1권역의 경우 우사를 지을 때 120평으로 제한된다. 권역별로 똑 같이 해줘야 한다.
▲이천일 국장=남양주와 여주는 같은 차원에서 검토해 별도 답변을 드리겠다.
▲유완식 조합장(고양축협)=정책을 보면 대농가 위주다. 소규모 농가를 위한 정책이 너무 없다. 축산법은 개정됐는데 건축법은 개정이 없어 현장에서 굉장한 불합리를 느낀다. 점검해 달라. 그린벨트 농가는 재산권도 행사 못하게 하고 이미 설치된 시설도 허가 안해주면 어떻게 하나. 정책적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천일 국장=정부와 농가가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찾아 발전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
>> 국민사랑 받는 희망축산 선포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