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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장입사 15년차 2세 한돈인의 ‘1세대와 소통’은

“백신 없이 PED차단…9년 설득했다”

이일호 기자  2016.11.02 10: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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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경북종돈 이정수 부장, 전국 양돈세미나서 사례 소개
대립 보단 인내로 견해차 해소…‘1세대 존경심’ 부터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위한 ‘소통’은 1-2세대 양돈인 모두에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결코 모범답안은 없다. 다만 다른 농장의 사례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양돈농가의 고민을 해결하는 실타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통’이란 주제는 언제부터인가 각종 양돈농가 교육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약방의 감초가 됐다.
‘차세대 양돈인경영’ 을 주제로 한 한국양돈연구회의 제35회 전국양돈세미나에서는 1-2세대의 합작으로 MSY 25두를 상회하며 WSY 3천kg을 실현하고 있는 경북종돈의 사례가 소개됐다.
이 자리에서 농장입사 15년차의 ‘똥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2세대 한돈인 이정수 부장<사진>은 “백신 접종은 모돈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교배~출하를 담당하고 있는 내 입장에선, 농장의 차단방역 수준을 감안할 때 백신없이도 충분히 방역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른바 ‘생-사-사(생독-사독-사독)’ 백신프로그램만이 PED 예방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왔던 C.E.O(부친)를 설득하는데만 9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생각이 다른 사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꾸준한 설득과 인내를 선택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C.E.O의 뜻으로 지금도 1995년에 도입한 전산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는 이정수 부장은 “반면 도시개발에 따라 지금의 부지로 이전하면서 채널환기와 중앙집중 배기방식을 채택하고, 가축분뇨 순환처리시스템 및 에어컨 등 첨단설비, 그리고 소방시설과 자가발전기까지 갖춘 신축돈사의 완성을 주도한 것도 C.E.O였다”고 설명했다.
기본을 지키고 옛것을 고집하면서도, 새로운 기술 수용을 두려워 않는 경영관으로 오늘까지 농장을 이끌어온 부친에 대해 양돈인으로서 존경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정수 부장은 1세대와 역할분담이 이뤄지고 있는 농장운영 현황 설명과 함께 심부주입 및 동결정액 활용, 분만돈에 대한 수액접종은 물론 ICT 적용에 이르기까지 2세대 양돈인으로서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친이 자신을 믿고 인정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자긍심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1-2세대의 소통은 일방통행이 아닌 존경과 신뢰, 서로를 인정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사실 1-2세대의 갈등은 농장이 잘되길 위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그는 “농장에서 부친이 호출할 때면 ‘저 지금 바빠요’라는 대답부터 나오기 일쑤다. 그 보다는 눈썹끝을 기분좋게 올려주며 화답해 보는 게 어떨까. 받아주시는 분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