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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감 현장 / 농협중앙회>“민간기업 인수해 양계계열화사업 확대해야”

김현권 의원 주문에 김병원 회장 “내용 검토중” 밝혀
김태환 축산대표 “대승적 사료값 인하…더는 어렵다”

신정훈 기자  2017.10.25 10: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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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농협이 민간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양계계열화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설훈, 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 원미을)는 지난 20일 국회본관에서 농협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현권 국회의원은 국감에서 “농협의 10년간 기업 인수합병을 보면 경제사업 분야는 농우바이오 빼고 없다. 나머지는 다 금융회사이다. 양계업 진출은 인수합병 밖에 없다. 계획을 얘기해 달라”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목우촌과 부산우유를 빼면 하나로클럽이나 마트에서 전부 대기업 제품을 취급한다. 계통조직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이에 대해 “양계계열화사업은 내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날 농협국감에서 의원들은 농협안팎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 농민의 시각을 지향하면서 다양한 질의를 했다. 농협국감의 주요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 무허가축사 적법화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전북 김제·부안)은 무허가 축사 적법화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3월 유예기간이 끝나면 농가 대부분은 범법자가 되고 불이익을 당하거나 축산을 폐업해야 한다. 축산기반 무너질 것이다. 구체적인 교육을 강화하고, 기간유예와 농가 비용부담 경감 조치도 필요하다.” 축산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농협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농협사료 가격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서귀포)은 농협사료 가격에 대해 질의했다. 대구경북한우조합과 농협사료의 중급사료가격을 비교하면 22% 정도 차이가 나는데 농협사료가 비싼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규모가 큰 농협사료가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품질차이가 없다고 농가들은 주장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장이 잘 살펴서 적절한 가격에 공급되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완영 의원(자유한국당, 경북 고령·성주·칠곡)은 농협사료가 경비가 많이 드는 이유는 배당금, 수수료, 브랜드사용료 등 3중으로 농협중앙회에 돈을 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중앙회 직원 인건비를 농협사료 수수료로 챙기지 말고, 중앙회 수익을 줄여 농협사료 가격을 내려 시장을 견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농협사료를 안 쓰는 농가는 출하예약제를 통해 공판장 출하를 막고 있어 농가들의 불만이 크다. 사료 이용농가와 미이용농가의 차별에 대해 조사해 보고해 달라고 했다.
이양수 의원(자유한국당, 강원 속초·고성·양양)은 사료가격을 인하했다가 다시 인상했는데 가격 인하를 중도에 포기한 것인지, 계속 인하할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지난해 말 인하요인이 없었지만 AI 등 농가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할인을 했었다고 설명하고 원료가격이 지금 불안정한 상황이며 내년에도 원료 인상추세가 전망돼 인하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만희 의원(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청도)은 계통구매 가격이 민간보다 더 비싸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조합과 사업을 경합할 경우 합리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협의체를 만들라고 권유했다.
안상수 의원(자유한국당, 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은 농협경제지주 계열사 중에서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회사의 수익이 부실하고, 농가를 상대로 하는 회사는 수익을 많이 낸다. 외부전문가 컨설팅을 받아 농협조직의 수익창출부문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농협 임직원 연봉
김성찬 의원(자유한국당, 경남 창원 진해)은 ‘농협적폐’를 지적한 전국한우협회의 성명서에 대해 질의했다. 퇴임 회장에 대해 월 500만원과 차량, 기사를 제공하겠다는 발상이 옳은 것인지 따졌다. 이에 대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잘못된 생각으로 판단해 취소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비상임이사에게 월 400만원의 수당을 주는 것도 과도하다고 했다. 안상수 의원은 농협중앙회 이사 수당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위성곤 의원은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특별활동수당을 연 2회 800만원까지 주도록 의결한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위 의원은 회의록을 보면 그 과정에서 이사들의 문제제기도 없고, 올해 이사회 안건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며 이사회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으로 의사결정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발언내용을 기재하라고 주문했다.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 상록을)은 농협중앙회 직원의 16.1%가 억대 연봉자라며 어려운 농민과 농촌현실을 외면한 채 밥그릇을 챙기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완영 의원은 여러분들이 축사에 가서 몇 시간이라도 일을 해본 경험이 있냐며 농가들의 어려운 현실을 강조하고, 회장의 이중급여 문제와 함께 농업경제대표 5개, 축산경제대표 2개 등 대표들의 계열사 이사겸직도 자율경영을 침해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조직운영 관련 제도
권석창 의원(자유한국당, 충북 제천·단양)은 농협중앙회장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다고 외부에서 평가하고 있다며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절대권력에 잘 보이면 승진하고 좋은 자리 가는 것도 문제라며 농협은 견제가 없는 조직구조라고 했다. 권 의원은 차기 회장 때는 회장직선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흠 의원(자유한국당, 충남 보령·서천)은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임기보장이 안 돼 1년 만에 퇴임하는 것은 능력발휘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최소한 2년 임기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양수 의원은 중앙회 비서실장, 인사총무부장, 이사회 사무국장, 홍보실장은 물론 인사담당 상무, 부장, 팀장, 차장도 모두 전남 출신이라며 주요보직과 인사라인에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상호금융특별회계 운영 투명성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상호금융특별회계의 재정건전성과 투명한 운영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 의원은 상호금융특별회계는 일선조합이 중앙회에 맡긴 것으로 조합원들의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평균 운영 수익률은 2.82%인데 이를 5%로 끌어 올리겠다는 김병원 회장의 공약이 지켜질 수 있는지 따졌다. 또 부실한 해외투자 관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캐나다 토론토 주상복합건물에 210억원을 투자해 원금을 손실 본 것은 땅 사고 등기 안 한 것처럼 부실관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호금융의 독립도 강조했다.


◆ 사금고 된 농협은행 사회공헌자금
황주홍 의원(국민의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농협은행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02억원을 사회공헌활동비로 썼다며 제보내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천783억원이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황 의원은 연간 농협은행에서 1천억원을 사회공헌활동비로 썼는데 세부내역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몇 번을 재촉해 국감 끝나는 시간에 받은 자료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2015년과 비교해도 2016년 자료에는 지자체 금고유치 관련 사회공헌 활동비 사용내역이 빠져 있다며 연간 1천억원 정도를 쓰면서 그 중 크게 잡아 50% 약 500억원 정도는 금고유치를 위한 활동비로 썼다고 해도 나머지 500억원은 어디에 썼는지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황 의원은 일각에서 사회공헌활동비가 농협은행장의 사금고라고 지적하는데 대해 농협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설훈 위원장은 이어 농협은행의 사회공헌활동비 제출내역을 보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설 위원장은 국정감사를 다시 해야 할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며 농림축산식품부 종합감사에서 철저하게 조사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