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하한선을 현실화해달라고 요구가 무산되면서 일선축협 조합장들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6일 농협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28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는 조합설립인가 기준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선축협은 그동안 가축사육농가 규모화 정책과 농촌고령화, 신규진입의 제약 등으로 조합원 숫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조합원 하한선 현실화’를 줄기차게 정부에 요구해왔다. 조합설립기준에 명시된 조합원 하한선을 채우지 못할 경우 정부가 조합해산을 명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선축협 입장에선 생존권이 달린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때문에 조합장들은 지속적으로 현실화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들도 조합원 하한선을 규정한 조합설립기준이 20년이 넘어 현실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을 2016년 농협법 개정과정과 2017년 농협법 시행령 개정과정에서 수시로 밝혀왔다. 이 때문인지 이번 농협법 시행령 개정에서 조합설립기준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도 지난해 수시로 조합원 하한선 현실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농협법 시행령 개정에선 조합원 하한선 현실화가 무산됐다. 당장 내년에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선축협에서는 골치를 앓게 됐다. 지난 조합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자격 시비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빚어지는 시비는 조합원을 정예화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지만, 조합설립인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철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사업이 아무리 안정적으로 잘 되고 있어도 생사여부를 정부 손에 맡겨둔 채 살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일선축협 조합장들은 농협중앙회가 현장의견을 다시 충분히 수렴해 조합설립인가 기준을 농촌현실에 맞게 수정하도록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번 농협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약정조합원 육성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는 조합 등의 기준을 신설하고, 상임감사를 두어야 하는 조합의 범위, 상임감사의 자격요건 등을 포함시켰다.
약정조합원 육성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는 조합은 경제사업 중 농산물이나 축산물의 제조·가공 또는 판매 등의 사업을 이용하는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 매년 약정조합원 육성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또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조합은 상임감사를 두어야 한다. 상임감사의 임기 개시일 이전에 정기총회의 승인을 받은 최근 결산보고서에 적힌 자산총액이 기준이다.
상임감사의 자격요건도 시행령에 명시됐다. 상임감사는 조합이나 품목조합연합회 등에서 감사·회계·금융·재무 관련 업무에 상근직으로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거나 농업·축산업과 관련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연구기관·교육기관에서 감사·회계·재무 또는 조합 관련 업무에 상근직으로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조합에서 최근 2년 이내에 임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은 제외된다.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의 자격요건도 신설됐다. 대표이사 자격은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및 자회사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거나 농업·축산업과 관련된 국가기관·연구기관·교육기관 등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