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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지킬 법 만들어놓고…범정부 대응 절실”

농해수위, 농식품부 미온·안일 인식 강력 질타
“이대로라면 축산 붕괴”…근본대책 마련 촉구

김영길 기자  2018.02.07 11: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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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당장 오는 3월 24일 이후 축산농가가 폐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설훈)에 출석해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법으로 유예기한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이 많다”며 그 대안으로 적법화에 노력하는 농가에 대해 이행기간을 제공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법을 통한 유예기한 연장과 행정조치를 통한 이행기간 제공이 형식과 명칭은 다르지만, 내용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이행기간 제공의 경우 유예기한 연장과 달리 절차가 간단할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와 더불어 “이렇게 이행기간으로 시간을 벌어놓은 뒤 간이접수대를 마련해 농가의 적법화 실현을 돕고, 실태 조사·분석도 새롭게 실시해 선의의 농가를 구제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유예기간 중 세부실시요령 발표가 늦어지는 등 정부 대응이 미흡했던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 차원에서 법을 개정해 유예기한을 연장하는 것을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찬성한다. 결의안 채택 역시 존중하고, 오히려 고맙다”며 다만,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해 본 결과, 워낙 의견차이가 큰 만큼 이행기간 제공으로 방향타를 잡게 됐다고 피력했다.
이어 “무허가축사 적법화가 담겨있는 가축분뇨법이 환경부, 환경노동위원회 소관이다. 이렇다보니 농식품부가 주도적으로 법개정을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다. 향후 가축분뇨법을 농식품부-환경부 공동운영하는 것을 추진해 봤으면 한다. 또한 축산법에서 축산업 등록·허가 시 분뇨 배출시설을 다루는 방안을 연구검토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야의원들은 “이대로라면 앞으로 수개월 후면 수많은 농가들이 문을 닫게 된다. 농식품부는 축산농가 현실을 무시한 채 너무나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김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태흠 의원은 “환경과 산업이 부딪히는 형국이다. 축산이 있기 때문에 농식품부도 존재한다. 축산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축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 왜 국회에 떠넘기려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황주홍·이완영 의원 역시 “농식품부가 환경부를 견인해 가야 한다. 환경부는 축산 현실을 잘 모른다. 환노위 또한 난공불락 성이 아니다. 단지 소수 의원만이 유예기한 연장을 반대할 뿐이다. 정부 측에서 전향적 태도를 취한다면 충분히 입장 변경이 가능하다”며 농식품부가 국무조정실, 청와대 등을 활용해 무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완영 의원도 “환경부, 환노위에서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맡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 사람사는 건물에는 무허가가 더 많다. 그러면 집도 환경부 소관이냐”고 지적한 뒤 “환노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부측 요구가 없다. 농식품부는 굳건한 의지를 갖고, 축산인 의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며 농식품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꼬집었다.
권석창 의원은 “법으로 유예기한을 연장한다고 해도 3년 후면 또 다시 이러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농식품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행기간 등 행정조치는 일정기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단기대책일 뿐이다. 결국 6개월만을 버틸 수단에 불과하다. 문제 본질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범정부적으로 협력한다면 고시 개정만으로 적법화를 일궈낼 수 있는 만큼 범정부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개호·위성곤 의원은 “무허가축사 적법화는 축산 뿐 아니라 농촌지역 최대 현안이다”며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의지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 이만희·정인화·안상수 의원 등은 “정부가 애초 3년 유예를 줬지만, 정부 실시요령이 늦어졌을 뿐 아니라 특히 이 기간 구제역·AI 등이 발생해 농가 입장에서는 실제 유예기한은 1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26개 법률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현장에서는 적법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못 지킬 법을 만들어놓고 이렇게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안될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