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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단체 ‘천막농성’ 풀기까지…한 달여 행보

“축산인 생존권 지킨다”…39일간 눈물겨운 투쟁

서동휘 기자  2018.03.02 1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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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축산인들에게 왜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 연장’이 절실한 문제인지 정부와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힘을 아끼지 않은 축산단체장들의 노력으로 지난달 28일 적법화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가축분뇨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문정진, 이하 축단협)와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회장 정문영, 이하 전국축협)가 지난 2017년 12월 20일 개최한 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축산인들의 염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 정부 관련부처 주요 인사들과 접촉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그럼에도 축산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정부를 상대로 몸을 돌보지 않고 차디찬 아스팔트 농성과 단식, 삭발 등을 통해 축산인들의 생존권 사수에 나섰다. 그 결과 나름의 성과를 얻어내는 성적표를 받아냈다. 이에 본지는 한 달여 간 숨 가빴던 그들의 행보를 요약해 본다.


삭발, 단식, 헌법소원…정부·정치권 설득 위한 몸부림


◆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당론 채택 이끌어내
축단협과 전국축협은 총궐기대회 이후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연장과 특별법 제정을 위해 올인했다.
축산인들의 요구사항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설훈)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 연장이 당론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가축분뇨법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 소속 의원들도 찾아 축산인들의 염원이 관철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적법화 기한연장’을 당론으로 채택, 축산인들 편을 들어주며 힘을 실어 줬다.


◆ 설훈 위원장 주최 토론회서 당위성 촉구
이들은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국회·환경부·농식품부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갔으며 시위 마지막 날이었던 19일에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 농해수위 설훈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원미구을) 주최, 축단협·전국축협 주관으로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 연장·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서는 축산인들과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들의 지지발언 및 관련 내용의 주제발표가 있었고 이후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 무허가 축사 구제와 관련해 열띤 토론을 통해 적법화 기한연장의 당위성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 국회 앞 천막농성…헌법소원도
1월 23일 양 단체는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 축산인들과 소통을 거부하는 정부에 실망하며 세종시 농식품부 앞에서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이어 29일부터는 관련법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를 겨냥, 국회 앞까지 농성장을 확대 설치하기에 이른다.
이어 2월 2일에는 축산농가들이 가축분뇨법에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위헌소송을 청구했다.


◆ 삭발·단식 돌입…환경부 장관 퇴진 요구도
2월 5일 양 단체는 환경부 앞에서 축산농가의 피맺힌 목소리를 묵살하고 불통으로 일관하는 ‘환경부 해체와 장관 퇴진’을 강력히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해결책과 대안을 마련하고자 환경부 장관에게 수차례 소통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번번히 좌절되자 축산농가 500여명은 ‘무허가 축사 적법화 연장과 특별법 제정 촉구’와 더불어 ‘불통의 극치인 환경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기에 이르게 된 것.
이러한 축산농가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문제해결을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자 2월 7일, 8개 축산생산자단체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 문정진 회장, 전국한우협회 김홍길 회장,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 대한한돈협회 하태식 회장, 대한양계협회 이홍재 회장, 한국육계협회 정병학 회장, 한국오리협회 김병은 회장, 한국사슴협회 서종구 회장)들은 삭발을 하고 단식농성에 돌입, 그들의 절박함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 문정진 축단협회장 병원 이송
명절을 앞둔 2월 14일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단식농성을 8일째 이어나가던 와중에 축단협 문정진 회장이 단식투쟁의 여파로 건강이 악화돼 응급실로 이송,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았으나 다행히 오후 다소 건강을 회복해 농성장에 돌아와 투쟁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2월 21일 국회에서는 농해수위 전체회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축산단체장들도 함께 참관했다. 농해수위에서는 무허가축사 적법화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기한연장·총리실 산하 TF구성 등을 요구했다.


◆ 농성장에 나타난 환경부장관…3개부처 합동 정부안 발표
이튿날인 2월 22일 정부가 무허가축사 적법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축산단체들의 분노는 정점에 달했다. 농성이 시작 된지 한 달이 훌쩍 넘은 이날 오전 환경부장관이 처음으로 농성장을 방문했다. 축산대표들은 절실한 마음으로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에 임했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정부안을 보고 이들은 “환경부장관은 농성장 방문을 정부안 발표 전 면피용으로 활용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 국회 환노위  법소위 기한연장안 통과
정부와 축산단체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연장이 분수령을 맞았다. 2월 23일 오전 9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소위서는 환노위 여야의원들이 ‘가축분뇨법개정안’을 둘러싸고 열띤 토론이 펼쳐진 끝에 법의 시행을 추가 유예하는 내용으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축산단체들은 “우리는 그동안 단순히 적법화 기한 연장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농가들이 적법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불가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 TF 구성을 통해 선결적인 제도개선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이라면서 “축산단체가 참여하는 총리실 산하 TF에서 적법화계획서 제출기한 이전에 제도개선 방안을 전국 축산농민 앞에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 국회 본회의 의결…제도개선 과제 남아
개정안은 2월 27일 새벽 3시 30분에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와 28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에 축단협과 전국축협은 “축산 농가의 기대에는 미흡하지만 국회에서 논의된 만큼 우리 축산 농가도 미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도 축산 농가에 부응하는 현실 가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축산단체 의견을 배제한 채 만들어진 정부지침안을 전면 수정해서 무허가축사를 보유한 축산농민들이 실질적으로 적법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만약 현장 농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제대로 된 정부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지금처럼 적법화 실적이 미진할 경우 그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경고하며 농성시작 39일만인 3월 2일 국회 농성장을 철수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