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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멧돼지 처리, 매몰만은 피하자”

수의전문가들 “동종 야생멧돼지 먹이로 이용 가능성”
동절기 바이러스 생존 최적…전파 위험지역 될 수도

이일호 기자  2019.11.06 10: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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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전파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야생멧돼지 폐사체 처리시 매몰만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의전문가들에 따르면 야생멧돼지들은 먹이를 위해 2미터까지 땅을 팔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동종인 야생멧돼지 폐사체도 먹이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 이뤄진 조사 결과 야생멧돼지 폐사체에 접근하는 주요 야생동물군에 야생멧돼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접근빈도가 높았던 야생동물은 야생개였으며 이어 여우와 맹금류(독수리, 까마귀), 야생멧돼지의 순으로 집계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포획되거나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매몰지에 야생멧돼지의 빈번한 접근이 우려될 뿐 만 아니라 매몰지를 파헤쳐 사체를 먹음으로써 또 다른 전파 위험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게 이들 수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ASF 바이러스의 경우 냉동육에서 가장 오래 생존,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야생멧돼지 매몰지가 다른 어느 곳 보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될 수 있는 만큼 매몰 의존도가 높은 지금의 처리방식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수의전문가는 “매몰지의 경우 야생동물로부터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더구나 조금 있으면 겨울철이기에 ASF바이러스가 그만큼 오래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 추가적인 ASF 발생이 없더라도 날이 풀리며 야생동물의 활동이 활발해 질 경우 이들 매몰지가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그 발견지점이나 이동경로에 대한 실효적 소독작업이 어렵고 대상 개체수도 상대적으로 적은 야생멧돼지의 경우 렌더링 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도 이러한 현실을 감안, 도별, 거점별 야생멧돼지 사체의 랜더링 설치를 건의, 소관부처인 환경부로부터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그 실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현재 매몰과 소각, 렌더링 등의 형태로 야생멧돼지를 처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