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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가 사라지면 기후문제 해결될까?

미국 내 젖소 사라져도 온실가스 감소량 0.7% 불과

민병진 기자  2021.08.10 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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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낙농업이 탄소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젖소가 사라진다면 기후문제가 줄어들 것이란 가설이 나오고 있다.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는 주장일까? 최근 이 같은 가설을 뒤엎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소 없는 목초지, 화학비료 사용돼 배출량 증가 우려

미 연구팀 “탄소발자국 그대로…막대한 영양분 손실”


버지니아공대와 미국 농무부 연구팀의 ‘미국농업에서 유제품이 환경영향과 영양공급에 미치는 기여도’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우유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젖소가 미국에서 사라진다할지라도 전제 온실가스 배출량 중 0.7% 감소하는데 그칠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연구진은 우유가 제공하는 다양한 필수영양소의 공급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미국서 유제품은 국민 2억5천400만명의 연간 에너지, 단백질 및 칼슘 요구량을 충족시키는 영양분 공급을 위한 중요한 품목이다.

유제품으로 공급되는 비타민량만 해도 전체 비타민A 공급량의 39%, 비타민D는 54%, 리보플라빈은 47%, 비타민B는 57%를 차지하고 있다. 

즉, ‘소를 제거하면 기후문제가 해결된다’는 가설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낙농업 대신 식물기반 환경친화적 방법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결국 기존의 탄소 발자국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우유로 공급되는 막대한 양의 영양분 손실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 

국립낙농협회 케이티 브라운 부사장은 “이 연구는 젖소가 없어져도 온실가스 배출의 감축효과는 최소한에 불과하며, 국민 건강에 필요한 필수영양소 공급 가능성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사료생산을 위한 목초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시, 경우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젖소가 사라진 목초지의 활용 용도에 따른 온실가스 파급 효과를 조사해 본 결과, 일부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에서 화학비료 생산을 목적으로 토지가 활용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젖소가 사라졌을 때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기대치가 상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

연구를 지원한 후안 트리카리코 미국낙농혁신센터 지속가능성연구부 부소장은 환경에 대한 책임을 갖고 개선을 거듭해 온 낙농업계의 공로를 인정하면서, 낙농업이 지닌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미국 낙농가들은 우유 1갤런 생산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2017년 기준으로 10년 동안 물 30%, 토지 21%, 탄소 발자국 19% 줄여왔다. 

아울러, 젖소의 분뇨를 천연비료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등 효과적인 분뇨 처리 관리를 하면서, 사람이 먹기에 부적합한 식물과 부산물을 젖소에게 먹여 영양분이 풍부한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 

트리라리코 부소장은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양질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온실가스 배출과 영양공급 사이의 절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라며 “낙농업은 탄소중립 이상을 목표로 천연자원 사용효율은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없는 자원을 영양가 있는 우유로 전환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