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남측의 일방적 지원 형태로 이뤄져 왔던 대북양돈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통일농수산사업단 남북양돈협력위원회(위원장 진길부·도드람양돈조합장)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와인 4천세트(1만2천병)를 인천항을 통해 보내왔다. ‘들쭉술’이라는 명칭의 이 와인은 6년전 남북정상회담장에 제공될 정도로 현지에서도 고급제품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상당량은 고성양돈장(현재 2백80두 사육)에 사용할 사료대금 명목으로 도드람양돈조합에 전해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물물교환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북측이 사료대금을 지불해 온 것은 도드람조합측이 수년전부터 현지에 사료를 공급한 이래 처음이다. 당초 돼지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검역문제 등으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대북양돈사업은 그동안 ‘일방적인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일부의 시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통일농수산사업단에서도 지원에 상응하는 댓가를 꾸준히 요구해 왔으나 북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측의 이번 태도변화는 그동안 도드람양돈조합 지원을 중심으로 통일농수산사업단이 전개해온 대북양돈사업의 성과와 기대효과가 높이 평가됐기에 가능한 것인 만큼 향후 관련사업이 대폭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진길부 위원장은 이와관련 “과거 통일독일의 사례를 감안할 때 축산기술의 이북전수는 적어도 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인내심을 갖고 접근돼야 한다”며 “다만 일방적 지원이 아닌 사업파트너로서 관계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대북양돈사업 확대를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