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농장은 모돈의 분만시에는 어쩔 수 없이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그 외에 임신돈이나 자돈에는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그 대신 청국장균 등 생균제를 통해 가축질병에 대처한다. 조인수 대표는 “예전에는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돼지농장 운영이 불가능한 줄 알았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축산품 생산에 큰 보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무항생제 축산을 통해 이 농장은 우선 항생제에 들어가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조 대표는 매달 들어가던 항생제 비용 150만원 이상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항생제 축산은 돼지의 체중 증가와 폐사율 감소도 이끌어 냈다. 분만 후 70일을 키운 자돈의 경우 25Kg이던 것이 28Kg으로 평균 3Kg 가량 체중이 늘었다. 폐사율은 자돈사에 옮겨진 후에는 돼지가 거의 죽지 않고 있다. 무항생제 축산경영을 하게 된 것은 질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조 대표는 지난 2004년 돼지들이 PMWS 질병을 앓으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 이 때 조 대표는 다시는 질병에 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조 대표는 가장 먼저 축사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했다. 7억원을 들여 축사를 새로 짓고 깨끗이 정돈했다. 특히 축사는 면적당 적정사육두수가 얼마인지 따지지 않아도 될 만큼 널직널직하게 설계했다. 또 자돈사를 평사로 설계, 돼지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게 했다. 조 대표는 한 자돈사를 예를 들며 “8백두를 키울 수 있지만 6백두 정도만 키우고 있다. 돼지들이 활동력 있게 놀 수 있어야만 건강하고 튼튼해 진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84년부터 20여년 동안 해 오던 일괄사육 방식에서 탈피, 번식돈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올인 올 아웃(All in All out)’ 시스템을 100% 도입했다. 이곳저곳에서 임신 후보돈을 들여오는 것과 달리 선용농장은 인근 농장 한곳에서만 임신후보돈을 받는다. 태어난 새끼 돼지 또한 한꺼번에 키우고 다 같이 출하한다. 자돈 출하 후에는 석회도포를 깨끗이 한다. 석회도포를 하면 병균이 붙지 않아 먼저 있던 돼지로부터 옮길 수 있는 질병 원인을 원천차단하게 된다. 새롭게 축산을 운영한 후에는 큰 질병에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 조 대표는 “겨울철과 환절기에도 질병발생이 거의 없다. 질병발생을 막으려면 깨끗한 농장관리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뇨처리 또한 매우 친환경적이다. 1차 집수조에 분뇨를 모은 후 펌핑을 통해 2차 집수조로 분뇨를 이동하고 폭기 및 탈수를 거쳐 해양투기한다. 이렇게 철저하게 처리하니 냄새도 나지 않고 냄새로 인한 민원발생도 일어나지 않는다. 더욱이 이 농장은 교반기를 통해 가축분뇨 비료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가축분뇨 비료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 교반기는 자주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아쉬운 표정. “가축분뇨 사료를 통해 농산품을 생산하는 농가가 많이 나타났으면 합니다. 이제는 자원순환시스템 확립으로 분뇨 비료의 가치를 높이고 경종산업과 연계를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무항생제 축산과 ‘올인 올 아웃’ 시스템 등을 통해 길러진 돼지들은 RNL바이오 등에 시중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팔려 쑥ㆍ마늘 포크 브랜드육으로 소비자와 만나게 된다.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그들을 우리가족이라고 생각할 때 정성을 다할 수 있죠. 임신돈이 새끼돼지를 낳고 새끼돼지가 꿀꿀 거리며 엄마돼지를 찾을 때는 내 아기가 탄생한 것처럼 기쁨의 눈물을 글썽거리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