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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축산현안 해결 현장목소리 담는다

이상길 축산국장 현장농정 동행취재기

김영란 기자  2007.02.07 1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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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란 기자]
 
- 이상길 축산국장이 빙그레 논산공장을 방문해 집유 현황·소비자 동향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낙농문제 “버리면 얻는다” 양보의 미덕 강조

도축장 휴폐업 따른 ‘물량 포화’ 애로 수렴

▶빙그레 논산공장·목장 방문
이 국장은 낙농산업의 3대 축의 하나인 유업체를 방문, 집유 현황과 소비 동향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튿날에는 낙농진흥회 집유 차량을 직접 동승하여 낙농가(황화목장;사장 김종우)도 방문, 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빙그레 논산공장에는 임성규 논산시장도 자리를 함께하고 낙농산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국장은 일부 농가에서 사료가격 인상설을 들면서 이에 맞춰 원유가격도 인상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듣고 낙농인들은 무엇이 낙농인들을 위하는 것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낙농문제는 각 자의 위치에서 한 발짝씩 양보하지 않으면 낙농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버리면 얻는다’는 이치를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논산계룡축협 식육유통센터 방문
논산계룡축협(조합장 임영봉) 식육유통센터는 돼지만 도축하면서 1차 가공까지 하는 돼지전문 도축장이다. 1일 1천8백여두를 도축하고 가공은 일 6백두(OEM 3백두)정도 하고 있다.
이 도축장은 2006년에 한국소비자연맹이 선정한 상위등급 도축장으로 도축장과 가공장 모두 HACCP 인증도 획득한 모범적인 도축장이다.
이런 도축장도 애로사항이 있다는 사실. 토요휴무제 실시에 따른 작업일수 감소로 사업물량 및 가공율이 저하되고, 특히 금요일 물량 집중(토, 월 2일분 도축)으로 시설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자연녹지 지역 건페율 20% 적용으로 시설 개보수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축산물종합처리장 설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음을 하소연하고 있다.
축산물종합처리장을 설치하는 것은 정부 정책과 반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설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인근지역의 도축장이 휴폐업을 한 상황에서 그 물량을 흡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인근지역 도축장의 휴폐업으로 그 도축물량이 이곳으로 몰리다보니 물량도 포화상태인데다 시설이 낙후되어 현 시설로는 더 이상 작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이 도축장은 도축과 가공작업의 일괄처리 시스템을 도입으로 인근 도축장과 통합하여 도축장을 규모화 하는 한편 신규사업 유치로 지역 세수증대 및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도축장 시설 현대화 사업 자금 지원과 부지 선정 및 구입지원(임대 또는 현물지원)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구조조정과 연계하여 도축장 현대화자금이 지원되고 있는 만큼 한번 따져봐야 할 사항임을 밝혔다.
이 국장은 또 사업성이 있는지와 과연 수익모델의 여부도 검토돼야 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하지 않은 채 과제로 남기고 돌아가서 심도 있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역 축산지도자들과 간담회
이날 간담회에는 오세관 농협중앙회 축산지원부장, 임영봉 논산계룡축협조합장, 맹준재 아산축협조합장, 박연교 예산축협조합장, 김영길 한우협회 충남도지회장, 황성준 한우협회 청양지부장, 이기웅 한우협회 공주지부장, 정창영 한국낙농육우협회 감사, 김기태 논산계룡축협 비상임감사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주로 소 브루셀라병 살처분 차등 보상금 지급과 한미 쇠고기 수입 조건 등이 논의됐다.
박연교 예산축협조합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소 브루셀라병 살처분 보상금의 경우 80%는 이해가 되지만 60%는 사실 문제라며 보상금이 낮음으로써 오히려 신고를 기피하는 등의 문제가 더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이의 시정을 건의했다.
김영길 한우협회 충남도지회장은 한미 쇠고기 기술협의회와 한미FTA협상에서 미국측이 전면개방을 요구할 것이 뻔하다면서 이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함을 요구했다.
이 국장은 소 브루셀라병 차등 보상금 지급과 관련, 이는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며 개정을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되는데 시행(4월부터 60% 지급)도 해보지 않고 원상태로 돌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살처분보상금 차등지급은 개정된 대로 추진할 수 밖에 없음을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이를 보완하는 장치로 농협으로 하여금 가축공제 특약을 만들 것을 협의 중에 있음을 덧붙였다. 특히 감염율이 떨어지면 시행령 개정도 고려해 보겠다며 선방역을 촉구했다.
이어 이 국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과 관련, 일본 수입조건과 우리 수입조건이 다른 이유는, 우리의 경우는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라도 30개월령 이하의 살코기는 수출입이 가능하도록 OIE 규정이 개정된 이후에 협의가 이뤄진 반면에 일본의 경우는 이 규정이 개정되기 전에 협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전두수검사와 X-레이 검사를 우리는 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 국장은 ‘협상’과 ‘협의’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협상’에서는 각 국의 입장을 고려한 이른바 ‘떼’를 쓸 수 있으나 ‘협의’는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그렇지 못해 협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7, 8일 열릴 예정인 한미 쇠고기 전문가 기술협의회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더욱이 미국이 OIE로 자국의 광우병 위험평가를 요청한 상황에서 만약 3단계중 중간단계 평가를 받게 되면 SRM을 제외한 모든 쇠고기는 수입을 허용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게 된다면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브루셀라 감염률 감소땐 차등보상 개정 검토
한우 수급안정 위해 생산자단체 협조가 중요

▶논산 가축시장 방문
미국으로부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의 압력이 거세짐에 따라 우리의 한우값도 이에 따라 변동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설을 앞둔 시점에서 소값 동향이 어떤지, 그리고 특히 앞으로 사육 심리와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송아지값은 어떤지를 보고 이에 따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상길 축산국장은 가축시장을 들렀다.
이날 만나본 한우인들 대부분은 여전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다. 이유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변수이기 때문.
역시 큰소값이 한달전에 비해 kg당 1천원 정도 하락한 시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수입문제와 더불어 설 대목의 영향도 가세한 것이다.
다음주에는 출하 물량이 왕창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가축시장 관계자는 소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논산가축시장의 일 평균 출하물량이 3백~4백마리인데 6백마리 이상으로 출하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
특히 송아지값을 살펴보면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한우를 계속 키울 계획을 갖고 있는 농가에서는 앞으로 한우사업이 불투명하더라도 송아지를 입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송아지 입식을 자제해야겠다는 농가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송아지값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었다. 4개월령이 2백50만원에서 2백6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 정도는 전 장보다 10~15만원 정도 떨어진 값이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값이란다.
이날은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큰소보다는 송아지가 주류를 이뤘는데 논산에서는 물론이고 공주, 부여, 옥천, 임실, 정읍, 완주, 김제, 익산지역에서도 한우인들이 찾아와 송아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공주에서 왔다는 한우농민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고 소를 키워야지 단기적으로 1~2년으로 봐서는 소를 키울 수 없다”며 “자식한테도 물려줄 사업으로 생각하고 소를 키우고 있다”면서 그래도 미국산 쇠고기는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정읍에서 온 한우농민은 “이제 앞으로 한우농민도 자본이 있는 사람은 버티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포기하게 될 것”이라며 어느 사회든 전문적으로 잘 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게 아니냐면서 오로지 소 잘 키우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날 가축시장에서 이 국장은 소값 동향과 함께 소 브루셀라병 검사 증명서 확인 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하면서 방역에 만전에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현장을 돌아본 이 국장은 어쨌든 소값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 큰 만큼 경착륙이 되지 않도록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앞으로 생산자단체를 비롯하여 한우인들의 협조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