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 순환시스템으로 흑염소 사계절 방목사육 경북 영천 보현산 자락 해발 600m 청정지역에서는 흑염소를 사육하며 친환경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축산인이 있다. 92년부터 지자체로부터 시유지를 임대해 축산을 시작한 에덴목장(대표 박정훈)은 7만여평의 초지를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순환하는 시스템으로 사계절 흑염소를 방목 사육하고 있다. 에덴목장은 친환경축산을 실천하면서 농협중앙회로부터 지난 연말 유기축산 1호 농장으로 인증을 받았다. 마을에서 한참을 올라가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목장은 진입로는 물론 축사주변까지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박정훈 대표는 “사업을 하다가 은퇴하고 농촌으로 들어왔는데 훨씬 나이가 많은 분들도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축산을 시작하게 됐다”고 흑염소를 기르게 된 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첫해에는 1마리에 70만원씩을 주고 10마리를 구입해 집에서 시범사육을 해 보았다”는 박 대표는 “시범사육을 하면서 산림부존자원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친환경축산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서서 지자체에서 부지를 임대 받아 현재의 목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군비와 시비 각각 200만원씩을 보조받아 274마리의 염소를 입식한 것이 지난 92년 6월이었다. 첫 입식 후 장마철이 바로 시작되면서 폐사가 시작돼 2년 사이 37마리만 남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시 4년 동안 500마리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이때의 경험을 기록한 ‘시련과 기쁨을 함께한 나의 염소들’로 98년 축협중앙회 수기공모에서 가작에 입선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꾸준히 지자체의 지원으로 산림을 개척해 초지를 조성하면서 친환경축산을 실천해 온 박 대표가 유기축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2003년. “청정지역에서 산림부존자원을 적극 활용하면 얼마든지 유기축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박 대표는 “2004년도에 유기축산 시험목장으로 정식으로 지정을 받아 지난해 8월까지 2년간 농업기술센터와 대구대학 교수들과 함께 시험을 실시한 결과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에덴목장은 자연종부로 번식을 하고 있으며, 악천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계절 방목사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자축은 2주간 별도의 축사에서 관리하고 방목에 들어간다. 사료는 90%를 자체 생산한 조사료와 산림부존자원 등 목초와 산야초를 급여하고, 10%정도는 유기사료를 구입해 급여한다. 옥수수 등 유기사료 원곡을 1kg당 3천원씩에 구입해 혹한기 등 건초의 양분이 적어지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급여하고 있다. 목장 내에는 축사 2동이 초지와 바로 연결돼 있으며, 분만과 자축관리를 위한 별도의 방을 축사 내에 설치하고 있다. 현재 9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박 대표는 올 연말까지 200마리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사면적과 초지는 1천마리를 기준으로 시설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염소는 자축분양을 하고 있지만 유기축산으로 생산돼 육질이 좋다는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일부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사와 관리사 주변은 오염원이 전혀 없이 깨끗하게 관리돼 있으며 초지 주변은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청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흑염소 분뇨는 전량 초지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축사내에 발생하는 분뇨는 연 2회 방목초지에 살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유기축산 첫 인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HACCP인증을 받은 염소도축장이 없이 ‘유기흑염소’로 제품을 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도축장이 HACCP인증을 받으면 식육제품은 물론 가공품까지 개발해 대형유통업체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