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은 지난해 11월 22일 3년 만에 발생한 HPAI로 인해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전 국민의 관심의 쏠리면서 양계농가들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많은 불편을 겪었다. 특히 HPAI 발생으로 인해 이 지역 양계농가들은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죄인 아닌 죄인으로 마음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익산에 이어 안성까지 6번에 걸쳐 발생한 HPAI는 언론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으며 HPAI 방역조치가 해제됐고 일부 농가들은 병아리를 입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HPAI 발생 100일을 맞은 지난 1일 찾아간 전북 익산은 아직도 HPAI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일부 농가들은 병아리를 입식하기 시작하면서 희망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었다. 차라리 악몽이었으면… HPAI가 최초 발생한 익산시 함열읍에서 5만수 규모의 종계장을 운영하고 있던 심재오 사장은 아직도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최초 발생농장과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5백m 남짓 떨어져 있어 강제폐기 조치가 이뤄지면서 이제 막 산란을 시작하기 시작한 토종종계 4만7천여수를 모두 땅속에 묻었다. 발생당시에는 HPAI의 무서움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에서 조치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심재오 사장. 하지만 심재오 사장이 키우던 토종닭 종계는 종계장을 신축하고 처음 입식했던 계군일 뿐만 아니라 이제 막 모든 준비를 마치고 산란을 시작하거나 산란피크에 오르던 것으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심재오 사장은 “발생당시에는 이것저것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며 “무조건 방역당국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동안의 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과정이어서 강제 폐기된 종계들이 더욱 아까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HPAI 발생이후 3개월 이상 닭을 사육하지 못해 소득원이 없어진 양계농가들은 일부 보상금으로 사료대금 등을 정산했지만 아직도 일부 남아있는 사료대금과 생활비 충당을 위해 대출을 받아 해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제 막 입식하기 시작해 앞으로 최소 1~2개월 이상은 소득원이 없어 당분간 어려운 생활은 지속될 전망이다. ‘죄인아닌 죄인’ HPAI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양계농가들이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이동제한 등 차단방역으로 인해 지역주민들 역시 이에 못지않은 피해를 입었다. 때문에 양계농가들은 죄인 아닌 죄인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함열읍에서 6만수 규모의 토종닭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재준씨(은혜농장)는 강제폐기로 인한 피해보다 지역주민들로부터 받았던 따가운 시선이 더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각종 언론매체가 익산을 주목하면서 익산지역에서 생산된 가금산물은 물론 쌀 등 일반 농산물까지 소비가 안 되면서 모든 원망이 양계농가들에게 되돌아 왔다. 정재준씨는 “차단방역 활동으로 인해 버스노선까지 변경돼 운영되면서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많이 받았다”며 “HPAI는 양계농가들의 자존심은 물론 민심까지 잃게 만들어 버렸다”며 분통을 삭히지 못했다. 여기에 강제폐기 농가들은 정부에서 나오는 보상금 때문에 오히려 돈을 벌었다는 오해는 양계농가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HPAI가 발생되면서 방역당국은 물론 유력 정·관계 인사들은 익산지역을 방문해 각종 지원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막상 받아본 보상금은 토종닭의 특성은 전혀 고려되지 못한 것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