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축산단체장들은 한미FTA 추진과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축산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 국회의장실은 물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대표실을 노크했다. 그런데 이들 축산단체장들을 맞이한 것은 국회의장도, 당 대표도 아닌 담당 직원들이었다. 이에 축산 단체장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어렵게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대표 집무실에 들어가 ‘입장’을 전달했지만, 열린우리당은 끝내 여직원을 로비로 내려 보내 전달받도록 했다. 축단협은 이날 지극히 민주적인 방법으로, 그야말로 시종일관 성숙된 자세로 집회를 열고, 그 뜻을 정중하게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으나, 국회와 정치권의 이 같은 홀대에 분을 삭이느라 적잖이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이곳이 과연 국민의 소리를 듣는 곳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한 축산인은 “이렇게 정중히 국민의 뜻을 전달하려 해도 이렇듯 축산인들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라면 결국 힘으로 밀어붙이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국회 의사당 정문에서 고작 5분만 걸어가면 추운 길바닥에 앉아 손을 비비며 구호를 외치는 축산농가 3천여명이 정작 그들에겐 안중에도 없었단 말인가. 이래저래 축산인들은 개방 압력을 가하는 ‘외적’에 대항하는 한편 축산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내적’과도 맞서 싸워야하는, ‘내우외환’을 어떻게 극복할 지, 보면 볼수록 안타까운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