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가축방역 책임자인 K과장이 지난 7일 관계기관과 생산자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AI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는 과정에서 가금업계를 겨냥, 여과없이 쏟아낸 비난이 화근이 됐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K과장은 최근 천안지역에서 HPAI가 재발하자 해당농가의 허술한 방역에서 초래됐을 가능성에 주목, “이럴바에야 중국산 오리를 수입, 국내 오리농가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며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K과장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닭고기도 브라질산을 들여와 (농가들을)구조조정 해야되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이에대해 참석자들은 회의가 끝난후 저마다 “솔직히 가만히 듣고 있기 민망할 정도였다.”며 불쾌감을 토로, 당시 회의에서 오간 내용들은 삽시간에 축산업계에 확산되면서 K과장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K과장은 다음날 회의에서 “죽어라고 AI 방역에 공들여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에 잠시 흥분한 것 같다”는 해명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이었다. 물론 K과장의 심경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HPAI 재발 직후 담당공무원이라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밤잠을 설쳐가며 방역대책에 올인해온 상황에서 AI의 추가발생은 가금업계에 허탈감을 가져온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산업을 누구보다 더 이해하고 보호해야 할 공무원이 농가를 대표하는 생산자단체장까지 함께 한 공식석상에서 ‘막말’을 토해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할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처럼 도에 지나친 언행은 자신뿐 만 아니라 AI 방역에 참여해온 모든 공무원들의 노고를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치명타’ 가 되고 있으며 나아가 정부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평소 농가나 생산자단체를 아래로 보는 관료주의적 사고가 무의식중에 튀어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