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남용 문제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축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로 인식되어 왔는데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하게 언론에 오르내리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 각 언론에서 크게 다룬 ‘4대강 하천수 항생제 과다검출’과 ‘축산물 항생제사용 늘어’ 등의 기사가 한 예이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 국민들은 축산의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이에 대한 경계 심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축산물 소비시장 패턴은 급변하고 있는데 정작 그 당사자인 우리 축산농가들은 동물용 항생제 남용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은 항생제를 투약하더라도 출하 전 일정기간(비육말기)에만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항생제 검출이 안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결과 도축장에서 항생제 안전성 검사를 받는 가축의 비율은 소 4%, 돼지 0.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에서 실시한 동물용의약품실태조사를 보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항생제 117종 중 매년 조사대상은 30~31종 정도에 그쳐, 그동안 한번이라도 잔류검사대상에 포함된 동물의약품은 전체 동물용 항생제 중 47.4%에 불과한 55종뿐이다. 또한 식약청에서 실시한 ‘2006년도 유해물질 정기 선행조사 및 2004~2006월 6월 국내 유통식품 중 동물용의약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육류에서 검출되는 동물용의약품검출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 무항생제축산물인증제도 신설의 의미 국내 축산업의 항생·항균제 오·남용 실태가 점차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축산물들은 냉장육을 앞세워 지금까지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되거나 서민식당 중심으로 소비되던 수입축산물들이 최근에는 대도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우’, ‘○○우’ 등 자체 브랜드를 버젓이 달고 ‘청정’이라는 새 트렌드를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각한 것은 국내산 축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동안 수입축산물이 어느새 우리가정의 식탁까지 상당 부분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한미FTA 타결, 그리고 향후 유럽과 중국 등 제3의 국가들과의 FTA가 계속 타결될 경우 우리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비교검증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신선함을 주무기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해야 하며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축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무항생제축산물인증제도를 마련한 농림부의 정책결정은 매우 시기적절하다고 생각된다. 6. 무항생제축산물인증제도의 향후 전망 ① 무항생제 축산이란 번식호르몬처리를 하지 않은 가축에게 항생제, 합성항균제, 성장촉진제, 호르몬제 등 동물용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사료에 첨가하지 아니하고, 가축의 생물적 및 행동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환경과 밀도조건 속에서 분뇨를 자원화하여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면서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는 축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면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제도가 향후 우리축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무항생제축산은 유기축산과 달리 생산비면에서 큰 부담이 없다. 농가입장에서 채산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생산성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소수이기는 하나 의식 있는 몇 몇 농가들이 주요 축종별로 무항생제축산으로 수년째 성공을 거두면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들 농가들을 조사해 본 결과 무항생제로 키운 가축들은 출하시점에서 개체의 크기 등 상품적 가치를 저하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주가 사양관리에 좀 더 정성을 쏟아야 하고 사육기간이 다소 길어지기는 하지만 항생제를 쓰지 않은 양돈장에서는 육질등급이 잘 나오고 PMWS가 오지 않으며 고기 맛이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있다든지 하는 반대급부가 따라 온다는 것이 선도농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