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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기준 적용…브랜드명성 높아

■ 일본 화우산업 현장을 가다 / 4. 쇠고기가 아닌 고베비프를 판다

이동일 기자  2007.11.05 1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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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 지육에 선명하게 보이는 꽃무늬가 고베비프임을 상징하는 마크다.
흑모화우·지육중량 470kg이하 가능
고베시, 지정 도축장 적자 충당 등 지원

우리나라 축산물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경영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농가 교육과 유통 판매 등 전 분야에 걸쳐 많은 일을 소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영체의 역할이 브랜드 발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경영체의 결정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 고베비프의 경우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일정한 테두리를 만들어 놓고 그 조건을 충족할 때는 고베비프로 인정하는 방법으로 브랜드 화우를 생산하고 있다.
고베비프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에서 등록된 흑모화우 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출하월령이 생후 28개월령 이상 60개월령 이하여야 하고, BMS No.6이상으로 육질등급 4,5등급의 기준에 맞아야 한다. 또, 육량등급도 A, B까지만 고베비프의 마크가 허락된다. 하나 특징적인 부분은 지육중량이 470kg 이상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고베비프유통추진센터 관계자는 “뚜렷한 연구결과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인 타지마 소인 점을 감안해 너무 크기가 큰 소는 고베비프의 고유한 형질에서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 이를 제외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통과 이 기준을 충족하면 사육기간에 어떤 사료를 급여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브랜드 참여에 있어 사료가 중요한 사안인 것과 비교하면 농가의 사육에 있어 자율성이 보장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일본 내 연간 쇠고기 소비량 80만톤 가운데 고베비프는 1천톤에 불과할 정도로 물량이 작다. 하지만 브랜드 명성을 탄탄하게 쌓아놓은 이유로 미산 수입재개 등에도 전혀 구애받지 않고 높은 가격을 지지받고 있다.
고베비프유통추진협의회라는 단체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유통의 전 분야를 담당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주로 농가의 사육기술 컨설팅, 식육과정의 위생·안전성 감시, 소매단계의 둔갑판매 감시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고베비프의 유통은 지정 식육센터에서 조건을 충족한 화우에 대해 마크를 부여하고 이를 200여개에 달하는 고베비프 판매 지정점에서 구입해 판매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브랜드 경매와 비슷한 제도다.
현재 지역 내 300여 농가에서 생산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여 점포가 고베비프 판매점으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무엇보다 고베비프의 명성 뒤에는 고베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돼 있다. 지역의 특산품인 고베비프를 위해 시는 매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지정도축장의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위생 안전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고베비프 지정작업장인 고베시 중앙도매시장 서부시장의 경우 연간 8억8천만엔(한화 약 70억원) 정도가 적자로 남지만 이를 고베시에서 충당해 주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집스러운 개량과 철저한 위생, 안전관리와 노력이 지금의 고베비프를 만든 장본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