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물약품 시장은 여전히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한 한해였다. 전년에 비해 2분기에 약간의 호조를 보이던 매출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4분기에는 약품의 수요 감소와 더불어 자금회전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전체적으로는 6%의 매출신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원료가격 폭등·사료용 첨가제 규제 따른 어려움 가중 제품 개발 주력·대내외적 환경 대응 마케팅 전략 필요 그러나 이러한 신장세가 일부 품목의 수출신장, 백신과 소독제 등의 관납에 의해 주도되고 중국산 원료가격의 급상승과 수금의 어려움 등으로 대부분의 업체들이 심리적인 마이너스 매출을 경험했다. 특히 영세 규모의 수입업체의 경우 그 어려움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배합사료용 동물약품 매출 급감 에탄올 대체 원료의 영향과 운송비 증가로 대동물용 약품과 비타민 등의 영양제에 대한 수요가 줄어 배합사료 제조업체에 판매되는 약품이 약 9% 감소했다. 위생적인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구체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약품 무첨가사료 생산에 대한 시도가 증가하고 항생(항균)제에 대한 강력한 정부규제의 분위기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배합사료 제조용 동물약품의 매출이 급속하게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사료공장의 HACCP 확대 등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어려움 증가 그동안 협회의 수출촉진 방안에 의해 활발한 해외 전시활동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중동·아프리카·남미·몽골지역에 대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가능지역으로 분류돼 오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식 등록 제도를 도입하고 우리나라에 GMP 실사단을 파견해 cGMP 수준의 국제적인 시설을 요구하고 있어 일부 업체의 경우 등록된 제품에 대한 수출을 포기하거나 수출국에 요구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 추가적인 시설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돼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환율 하락 또한 수출 확대를 추진하는 업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품목신고 제도 영향 미미 당초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없는 성분 등에 대한 허가 절차를 대폭 완화해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항생물질제제와 함께 사용함으로써 항생제 사용 시기에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고 휴약기간에는 항병력을 유지케 함으로서 내성이나 잔류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조요법제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품목신고 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그 대상품목이 비타민·아미노산·미량광물질·생균제·효소제 등에 한정됨으로써 특별한 신제품 개발이 유명무실하게 됐다. 대부분의 신고품목들이 애완용 동물에 사용하는 샴푸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동물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생·항균제 사용규제의 대안으로 논의됐던 대체제(보조요법제)가 생약으로 인식되면서 이러한 제제가 신고 대상품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인데, 유사 제품들이 사료관리법에 의한 보조사료로 등록·유통되고 있다는 점과 선진국에서 기존 화학제제와는 다른 평가기준에 의해 등록·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추출제 등을 전문적인 질병 치료를 위한 생약과 구분해 신고품목으로 분류해 유통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산 원료가격 폭등에 이중고 지난해초부터 노후시설 교체, 환경폐수 처리, 수출보조금 감소 등으로 동물약품 원료의 과반을 차지하는 중국산 원료의 가격이 폭등해 비타민 B2·C의 경우 120~140%, 암피시린 90%, 대부분의 원료 들이 3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이 때문에 매출감소와 수금의 어려움을 갖고 있었던 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게 됐으며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영향을 받고 있으며 동물약품 업체 역시 그동안 중국산 원료의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하는 사면초과적인 입장에 직면하고 있다. 2000년 비타민 등의 사료첨가제가 보조사료로의 유통이 허용되면서 시작된 동물약품 업계의 어려움은 항생(항균)제 사용에 대한 소비자 여론과 국제적으로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약품에 대한 사용규제, 한미 FTA 협상과 계속되고 있는 유럽과의 FTA 협상의 영향으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외적인 요인과 더불어 시대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한 동물약품 업체의 책임 또한 오늘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다국적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중소규모 이하의 영세업체들이고 오랜 기간 동안 동물약품만을 전업으로 생산해 온 전문 업체들이기 때문에 업체의 M&A나 신규사업 확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외적인 요인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가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버블 크래쉬(buble crash) 적극 대응 IMF 환란을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애완동물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애완동물 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아직까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애완동물 마니아나 애완동물을 책임질 수 있는 계층에 의한 꾸준한 수요 증가가 아니라 버블이 애완동물 시장의 붐을 조성했고 경제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그 붐이 버블로 꺼져버리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축산이나 동물약품 분야의 버블 또한 없지 않을 것이다. FTA 협상 결과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할 경우 수입품과 경쟁하기 위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위생수준을 제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규모 사육이나 계열화를 통해 사양관리수준 향상과 원가절감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면 축산현장의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고 동물약품 또한 공급과잉으로 인한 과당경쟁의 원인되고 있는 버블이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동물약품 제조(수입)업에 대한 시설기준령에는 제3자의 시설을 이용(OEM)해 제조와 시험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 제조 및 품질관리 시설을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동물약품 업계의 버블을 없애는 하나의 전형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물약품과 축산분야의 버블을 예의 주시하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아가야 한다. ■수의사 처방제 대비 제품 개발 동물약품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배합사료 공장에 대한 동물약품 판매가 5년 사이에 40% 이하로 하락했다. 30년 동안 배합사료 위주의 동물약품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이다. 동물약품의 여건상 향후에 선진국과 같이 애완동물 시장이 동물약품 시장의 60% 차지하는 시장 변화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우리나라의 약품 사용규제 방향이 유럽식, 사전예방적 사용규제 방식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합사료 제조용 사료첨가제 시장은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공론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수의사 처방제 또한 근간에 제도화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비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기법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보다 먼저 이를 제도화한 선진국의 예를 벤치마킹하는 하는 것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수출 통한 내수시장 한계 극복 국내 축산규모의 확대가 간단하지 않고 정부의 약품 사용규제 정책에 의해 국내 동물약품 시장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수준의 제조시설 구비나 제품 등록에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다. 일정규모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확대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OEM 생산을 통해 제조시설 투자비용을 줄이고 해외 등록업무에 역량을 집중해 수출지역에 대한 물량을 증대하고 가능지역을 확대함으로서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동물약품 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인식을 전제하고 이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강구한다면 변화되는 대내외적 환경에 적응해 가는 동물약품 업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나 유럽의 FTA에 이어 동물약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인도와 중국과의 FTA의 큰 파고만 잘 극복한다면 동물약품 업계의 제2의 도약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