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곡물 수출국들이 자국 내 수요량 부족으로 수출금지 정책내지는 오히려 수입으로 돌아서고 있는 실정이다. 1년 전만 해도 톤당 1백20불 수준이던 옥수수가격이 현재 3백30불이라는 3배의 가격으로도 구입이 어렵고 앞으로 얼마나 더 인상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원인은 국제적 정치 논리에 의한 약소국의 설움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좁은 국토와 빈약한 자원으로 원자재를 수입한 후 가공후 재수출해야하는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먹을거리인 농, 축산업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수익을 보는 수출산업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보는 산업에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만 한다. FTA특별세를 부과해서라도 사료 안정 기금을 만드는 결단이 있어야 산업이 생존할수 있을 것이며 물가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지도자들은 UR때도 잘 넘어왔고 WTO나 IMF시대에도 그랬으니 이 고비 잘 넘기면 호황이 올 것인 만큼 희망을 잃지 말고 기다려보자고 한다. FTA시대하에 자생력을 갖추기위해 국내 농축산업이 무던히 노력해 왔다고 해도 책임 있는 지도자라면 정확한 분석으로 향후 전망에 대한 냉정한 정보제공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래야만 농가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경쟁력이 없는 농가는 쓸데없는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며 경쟁력을 갖춘 농가는 확실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조삼모사’ 내지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의 전망은 오히려 농가의 정확한 판단을 흐려놓을 뿐이다. 요즘 자조금 홍보에 약발이 없어서 그런지 갈수록 수입육 소비는 늘어나고 국내산 돈육의 소비가 위축되는 추세는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는 “자조금을 걷어서 수입육 좋은 일 시킨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하나의 방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수입돈육에 대해서도 자조금을 징수토록 하거나 그 관세를 사료 안정기금으로 전환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현재 양돈농가들은 자의에 의해 폐업할 수 있다면 행복한 농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가 자진해서 폐업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전국의 양돈 농가들이 하루하루 농림부만 바라보고 있다. 폐업 보상을 통해 하루빨리 안락사 시켜달라는 뜻이다. 심심찮게 들리는 야반도주 소식에 농가들의 얼굴은 웃음을 잃은 지 오래전이다. 모돈 5백두 규모의 우리농장 역시 3억원에 육박하는 사료 대금 부채와 함께 약품비 외상 5천만원에 밀린 후보돈 대금이 5천만원까지 약 4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상황에서 월 3천만 원 정도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농장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몇 달을 더 버틸지 나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당장이라도 사료공급이 끊긴다면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농·축협에서 내 평생이 투입된 농장을 경매처분하게 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 농촌경제연구원의 올해 양돈농가의 수익 전망을 흑자가 예상된다고 읊어댄다. ‘녹피에 가로왈도 유분수’다. 현실을 모르는 농촌경제연구원이 과연 우리 농업에 필요한 존재인지 묻고 싶다. 그나마 새 정부 인수 위원회에서 농가들의 사료 가격 안정을 위해 저리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반가운 이야기가 들린다. 아무쪼록 양돈현장에서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자금집행을 통해 새해 아침에 희미하나마 한줄기 희망을 보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