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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희망이 필요하다”

김동환 회장 제천 양돈현장간담회

이일호 기자  2008.02.27 11: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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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1조원 긴급지원 환영…‘밑빠진 독’ 되선 안돼
돈가 지지대책 시급·농가 생산성 향상 올인을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이 최근 충북 제천을 찾았다.
사료값 폭등으로 시름에 빠져있는 양돈현장을 직접 찾아 피폐해진 농심을 위로하고 이들이 생각하는 위기극복대책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간담회 형식으로 이뤄진 김동환 회장과의 만남에서 수평남짓한 지부사무실을 가득 메운 제천지역 양돈농가들의 관심은 예상대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조원의 사료구매자금 지원에 집중됐다. 그 핵심은 역시 담보조건과 지원 시기. 40대의 한 양돈농가는 “담보가 뒤따라야 한다면 양돈농가들로서는 ‘그림의 떡’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정부 보증하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농가는 “이것 저것 따지다 보면 지원시기가 자꾸만 지연될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농장들이 다 쓰러진 다음에 지원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1년 상환의 지원조건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도마위에 올랐다. 하지만 1조원의 사료구매자금 지원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대목에 도달하면서 양돈농가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은 더욱 짙어만 간다. “당장 갈증 해소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사료값 안정이나 생산비 만큼의 돈가상승 등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1조원의 거금 마저도 ‘밑빠진 독’에 부어지는 ‘물’ 로 전락할수 밖에 없다”는 한 양돈농가의 지적에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폐업보상제 등을 통한 양돈농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시설자금 지원시 사육두수 확대는 철저히 가로막는 정부의 방침은 쉽게 납득할수 없다”며 “오히려 양돈산업 자체를 점차 축소시켜 나가겠다는 정부의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따라서 당장 농장목숨을 연명할수 있는 지원도 중요하지만 의욕을 가지고 돼지사육에 나설수 있는 희망이 양돈현장에 제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FTA 비준 동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낙선운동전개와 국제곡물가격 추이에 대한 검증을 통해 사료가격 인상의 타당성까지 확실히 검증하는 등 보다 강력한 협회 역할론의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김동환 회장은 이에대해 “단순히 사료구매자금으로 끝날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돼지사육기반 조성을 위한 대책마련에 협회도 부심하고 있다”며 “우선 돈가지지를 위해 국외반출을 전제로한 돈육수매를 조속히 실시하되 돼지생산안정제 도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PTC+’와 같은 재교육의 장(場)이 제공돼야 하며 시설에서부터 사육기술에 이르는 표준화 작업도 시급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김회장은 다만 “무작정 정부 지원만 요구하기 보다는 우리 생산자들도 역할을 다해가면서 논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지만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는 품질의 돼지고기 생산과 함께 최소한 MSY 18두 수준으로의 생산성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