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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돼지가 없다”…치솟는 돈가‘4천원대’ 입성 눈앞

1일 도매시장 평균가 kg당 3800원대…2006년 가격 상회

이일호 기자  2008.04.02 13: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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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고공행진 지속 전망…돈육 수입발주 본격화·美쇠고기 큰 변수

돈가가 치솟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육kg당 4천원대 입성도 시간문제라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전국 14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 지육 평균 가격은 지난달 31일 현재 kg당 3천8백원을 기록했다. 같은달 7일 3천대에 진입한데 이어 24일만으로 3천2백원선이었던 1년전과 비교해 20%정도 높은 가격이다.
이같은 추세는 돼지 출하두수 감소에 따른 공급부족이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계절소비는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를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우성사료 김재형 PM은 “바닥에 돼지가 없어 난리다. 원래 출하량이 적은 시기인데다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사육두수가 감소한 것은 물론 PED를 비롯한 소모성질환피해가 줄지 않으며 돼지가 너무 많이 죽었다”고 밝혔다.
출하두수만을 감안할 때는 지금의 가격도 결코 높은수준이 아니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축산물공판장의 한관계자는 “질병으로 폐사가 많은 상황에서 수도권과 충청지역 등 주거래 농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농장문을 닫다보니 공판장 출하물량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다만 전체적인 품질이 저하되면서 출하두수 감소폭 만큼 평균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공급추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는데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돈가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도드람 B&F 박병배PM은 “올초부터 이미 예견했던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사육두수 감소가 이뤄짐으로써 올 4~7월까지의 돈가는 사상 최대의 고돈가 기조가 유지됐던 지난 2006년 수준에 버금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실제로 지난 2006년에는 지육 kg당 평균가격이 4월에 3천6백원대, 5월 4천4백원대, 6월 4천7백원대에 각각 형성됐는데 당시에는 올해보다 10%정도 낮은 3천5백원대에서 4월이 시작된바 있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사료를 앞당겨 급여하는 추세도 한 원인이겠지만 젖먹이 돼지용 사료생산량이 지난 1월 1만5천1백98톤, 2월 1만2천4백13톤으로 예년의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지난 2월부터 젖뗀돼지사료 생산이 크게 줄어든 점 등은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모돈수와 함께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급격한 돈가상승으로 인한 조정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늦어도 이달 중반에 이르러서는 돈가의 4천원대 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양돈농가들의 숨통도 조금은 트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돈육수입증가 등 돈가 수직상승이 가져올 여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 유통전문가는 “돈가가 급격히 상승하자 수입업체들 사이에 돼지고기 발주를 서두르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더구나 생산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EU 등의 돈가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환율에 관계없이 수입이 급증,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 여부와 함께 돈가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산 냉장삼겹살의 경우 식당공급가격이 kg당 7~8천원선에 불과, 1만2천원선인 국산과의 가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수입돼 계류중인 5천여톤에 대한 검역이 이뤄지는 등 미국산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국내 돈가는 직격탄을 맞을수 밖에 없을 뿐 만 아니라 수입돈육과 함께 자급률 추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열화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돈가 시절 당시 자급률이 크게 하락했던 사실에 주목하며 “우리 입장에서는 현재 생산비(3천5백원) 수준의 돈가가 적당하다”며 “특히 품질마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4천원이라는 돈가는 양돈산업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고돈가 추세를 겨냥, 줄였던 모돈을 채워넣거나 늘리려는 조짐이 일부 양돈농가들 사이에 확산되자 전문가들은 “돈가에 앞서 생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돈사운영 실태를 감안한 적정 모돈수 유지를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