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업계가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 현장의 양축농가들은 터지는 분통을 참지 못해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농가들은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정부가 농가를 속였다는 배신감에 다른 어느 때보다 뿔이나 있다. 산지 소 값은 쇠고기 협상타결 소식과 동시에 급락하고 있다. 우려했던 결과이지만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해 보인다. 치솟는 사료 값에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현장에서 한우사육에 인생을 걸었던 농가들은 이제 그 희망마저 빼앗겼다는 생각에 소를 끌고 시장을 찾는 것일 게다. 희망을 잃은 농가들은 소를 팔아치우려 시장으로 나오고, 희망을 잃은 농가들은 더 이상 소를 사지 않는다. 거래는 끊어지고 유찰이 속출하는 시장은 생명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하지만 하나 중요한 것은 싸워보지도 않고 자멸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직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홧김에 소를 팔고 농장 문을 닫는 일은 절대 현명하다고 볼 수 없다. 가슴에는 뜨거운 불이 솟더라도 머리만큼은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한우는 단순한 소가 아닌 우리 역사와 함께한 얼이고 정신이다. 한우인들은 뜨거운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 정부에게 책임있는 대책을 내놓으라고.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냉정한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정된 농장경영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부 농가의 말처럼 ‘정부도 한우를 버린’ 지금 누구도 한우산업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한우인 스스로가 나서 지키지 않으면 한우는 더 이상 우리의 얼도 정신도 아닌 그냥 ‘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열정적으로 한우를 걱정하되, 냉정한 시각으로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현명한 한우인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