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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원 최첨단 이물검출기 ‘무용지물’ 위기

김영길 기자  2008.04.30 14: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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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미산쇠고기 수입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장비로 인식되며 미산쇠고기 검역중단 조치를 내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X레이 이물검출기<사진>. X레이 이물검출기는 미산쇠고기에서 뼛조각은 물론이고 갈비뼈, 척추뼈 등을 발견해 내며 임무를 충실히 해왔다. 이를 통해 한국검역의 매서운 맛을 국내외에 떨쳐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이물검출기가 그 모든 영광을 뒤로 한 채 대당 7천만이라는 비싼 몸값을 지닌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대당 7천만원 고액몸값…지난해 12대 본격가동
美 쇠고기 미세 뼛조각 잡아내 검역중단 ‘큰힘’
최근 뼈 포함 한·미 수입 협상따라 설자리 잃어

새롭게 진행된 미산쇠고기 수입 재협상에서 뼈까지도 수입대상에 포함되면서 설자리를 잃게 됐기 때문.
‘미산쇠고기에서 뼈를 찾아내라’는 이물검출기 특수임무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 검역당국은 뼈 외에 금속 등 다른 이물을 찾아내는 활용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그간의 명성과 비교했을 때 이물검출기의 위상은 격하될 수 밖에 없다.
한 검역당국 관계자는 “미산쇠고기 검역방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X레이 이물검출기의 역할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미산쇠고기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수입쇠고기, 그리고 모든 수입육류를 대상으로 각종 이물을 검색하는 임무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설치된 이물검출기는 모두 12대. 검역원 중부지원 소속 9대, 인천지원 2대, 영남지원 1대 등으로 검역현장 곳곳에 배치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설치당시 정부는 “사람 손과 육안으로는 고기 속에 박혀있는 뼈를 찾아낼 수 없다”며 이물검출기 기능과 역할을 설득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특히 눈과 손으로 확인하는 수준의 현물검사를 X-레이 검색을 포함한 전수 검사로 대폭 강화하도록 자체 예규를 개정하기도 했다.
실제 이물검출기는 성능과 방사선 위험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미산쇠고기 수입과정에서 조그만 뼛조각을 발견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검사 시간도 크게 단축해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게 했다.
뼈를 찾아내는 임무가 사라지게 된 이물검출기. 어떤 용도로 다시 쓰여질 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설치목적과 비용이 아깝지 않도록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