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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대응 가장 큰 힘은 용기다

■기자수첩 / 이동일

이동일 기자  2008.06.02 10: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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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정부는 결국 쇠고기 수입위생조건개정고시를 발표했다. 미산 쇠고기는 이제 빠르면 이달 중순이면 시장에 풀린다.
이미 예견됐던 사실이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시장에 풀리는 미국 쇠고기는 겁이 안 나지만 지레 겁먹고 출하를 서두르는 농가들이 지금으로서는 겁난다. 한우 전문가들도 미국산과의 경쟁이 아니라 한우생산기반의 붕괴가 더욱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폭등한 사료가격에 하루하루가 불안한 농민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소를 출하하고 사육을 접는다고 나아질 것은 없다. 아니 한편으로 그렇게 쉽게 한우를 포기할 농가라면 이번 기회에 정리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우와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한우와 함께할 진정한 한우인들 만으로도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지금 우리 농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도, 지원금도 아니다. 농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가 지금으로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굴욕적인 협상에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치솟는 사료 값에 당장 내일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힘과 의지를 모아 시급히 필요한 정책 대안을 제안하고 요구해야 한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농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부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여기서 주저앉는다고 누가 동정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농가가 주저앉으면 아마 미국의 축산업자들은 미소를 지을 것이다.
아무튼 이제 미국 축산농가와 우리 축산농가가 링 위에서 한판 격돌을 벌이게 됐다. 상대의 덩치가 크다고 싸워보기도 전에 수건을 던질 것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 결국 승리할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