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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믿을 수 있는 한우로 편견 깼다

■화제의 맛집 / 강원도 홍천군 ‘늘푸름 한우사랑’

이동일 기자  2008.06.02 10: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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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평균연령 40의 한우농가 8명이 한우에 대한 편견을 깨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강원도 홍천의 이계영씨 외 홍천 늘푸름한우 작목반 7명은 지난 4월 25일 홍천군 홍천읍 연봉리에 ‘늘푸름 한우사랑’ 매장을 열었다. 판매장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 이곳은 한우농가 스스로가 ‘한우에 대한 편견을 깨보자’는 뜻에서 시작했다.
한우모듬구이 600g에 3만5천원. 최소 1등급 이상을 사용하는 이곳에서 가격을 이렇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식당운영에 있어서는 경영비를 제외하고 거의 노마진으로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계영 공동대표는 “작목반 농가들이 모여 식당을 운영하는 사례가 이제는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많아졌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고급육을 사용하면서도 가격은 최대한 낮추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농장에서 소를 출하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이 있기 때문에 식당경영에서 따로 수익을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이곳에서 고급스러운 한우의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대표는 늘푸름 한우사랑의 목표에 대해 “한우는 비싸다와 믿을 수 없다는 편견을 없애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지역의 침체돼 있는 경제를 살려보자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렴하고 믿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제 막 개업 한 달을 넘긴 이곳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각종 언론의 관심을 받고, 저녁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넘친다. 모두 한우에 대한 편견을 없앤 결과다. 이곳이 잘 되면서 주변 수퍼와 중국집, 노래방 등도 덩달아 손님이 많아져 지역 상권을 살려보자는 목적 또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같은 지역 내 한우식당이 이곳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이 대표는 “식당에서 상품의 품질은 음식 뿐 아니라 자리와 분위기다. 우리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대부분 저렴한 한우에 만족하고 돌아가지만 시장 통 같은 왁자한 분위기에 실망해 불만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며 “한우의 고급스러움을 살린 식당은 그 나름의 소비층을 갖고 있는 만큼 서로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시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가 들려준 한 사례는 이곳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말해준다.
“얼마 전 비오는 날 나이 지긋하신 어른 세분이서 육회 한 접시 시켜놓고 하루 종일 소주잔을 기울이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정말 부담없이 한우를 즐긴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느낌이었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우리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우리의 취지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했다”
한우에 대한 편견을 깨고 내 고향 홍천을 살려보자는 이들의 발걸음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