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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돼지 첫 품종…한국 양돈사 ‘한 획’

재래돼지 혈통등록 의미와 전망

이일호 기자  2008.07.02 11: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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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지난달 23일 축산과학원이 복원중인 재래돼지에 대해 국내 최초로 혈통등록이 이뤄졌다. 지난 1988년 복원사업에 나선 이래 무려 20년 만이다. 같은날 축산과학원의 재래돼지를 근간으로 한 강원도 홍천의 산우리농장도 민간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혈통등록을 실시, 재래돼지 산업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혈통등록은 우리나라 최초로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돼지 품종(재래종)의 탄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양돈사의 한획을 긋는 ‘쾌거’ 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정부산하 연구기관에 의해 복원되고 일선 지자체와 양돈농가에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보존이 이뤄지는 등 ‘민·관·연’ 합작품이기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재래종 탄생 일등공신
축산과학원의 경우의 조선농업편람 등에 기술돼 있는 토종돼지의 외모 형태를 기준으로 재래돼지를 선발하면서 능력개발도 병행, 현재 87% 수준의 모색복원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구기관이면서도 등록규정 제정 및 시책화, 외모기준 작성 등 사육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토대로 한 재래돼지 산업화를 주도, 결과적으로 재래종 탄생의 1등 공신이 됐다.
재래종의 출현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져다줄 기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유전자전쟁이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하에서 우리 고유의 유전자원을 확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경없는 무한경쟁체제하에서 수입육과 확실히 차별화된 시장형성이 가능한 ‘재래종’ 은 국내 양돈산업에 또다른 활로를 제시하게 됐다.
특히 그동안 버크셔와 요크셔 교잡으로 이뤄진 흑돼지와 차별화되지 못한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생산성으로 인해 고사 위기에 있던 재래돼지 농가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게 됐다.
혈통고정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에도 불구, 한국종축개량협회 등을 중심으로 혈통등록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온 것도 이러한 현실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재래돼지 메카 부상
그런점에서 산우리농장은 민간 최초의 재래종 혈통등록 농장이라는 ‘타이틀’ 뿐 만 아니라 희소성까지 확보, 그간의 어려움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됐다.
강원도 역시 이번 혈통등록을 계기로 재래돼지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 2000년 축산분야 블루오션 사업으로 ‘산우리 흑돼지 브랜드’ 를 선정, 지금까지 총 40억원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이다.
특히 1990년 축산과학원의 재래돼지가 입식된 강원도는 현재 1만2천여두를 확보, 전국 최대의 사육지역으로서 명실상부한 ‘재래돼지의 메카’ 로 부상했다.

축과원 복원…강원도·산우리 보전 ‘합작품’
고유 유전자 확보·개량종과 차별화 계기 ‘활로’

■ 갈길 먼 산업화
그러나 혈통등록이 이뤄졌다고 해도 실제 상업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축산과학원의 경우 시장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계통조성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 단시간내 민간 분양에 대해서는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우리농장 역시 빠른 시간내에 GP 및 PS농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혈통고정 및 개량과정을 더 거쳐야 하는데다 본격적인 분양을 위해서는 심사를 통한 선발과 규모확대 과정이 불가피한 만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유통단계에서의 재래돼지 차별화 대책도 시급하다. 실제 유통과정에서 개량종과 식별되지 않거나 둔갑판매를 방지할수 없다면 사육단계에서의 차별화와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비 투입은 별다른 의미를 가질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