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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과 ‘한지붕 두가족’…큰 시장변화 없을 듯

■하림, 대상팜스코 인수 배경과 전망

이일호 기자  2008.07.19 1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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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일정시간 후 두회사 통합 시너지 효과 도모 가능성
시장점유율 ‘10%’ 기반 선점…양돈농 정서도 부담

선진에 이어 대상팜스코도 하림에 매각된다.
하림의 계열사인 제일곡산과 대상팜스코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는 지난 10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 ·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실사과정에 돌입했다.
따라서 하림그룹은 이번 대상팜스코 인수를 통해 계육에 이어 돈육브랜드 시장에서도 명실상부한 ‘최고 강자’ 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돼지도축두수를 기준으로 1위와 3위 업체가 ‘하림’ 이라는 한 지붕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이번 대상팜스코 인수는 한 때 연간 60만두 이상을 도축하며 국내 돈육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할 정도로 하드웨어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규모화’를 표방해온 하림그룹을 움직이게 된 배경이 됐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양돈계열화사업을 통해 다져온 선진의 노하우를 접목시킬 경우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향후 국내 돈육시장에 미칠 파괴력이나 시장변화를 단언하기엔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인수 매각작업이 하림그룹내 최고위급 인사 몇 명에 의해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돼 온데다 그 중심에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부터 “인수가 확정되기도 전에 향후 전망이나 계획을 언급한다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만큼 인수이후 어떤 형태로 그림이 그려질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하림이 대상팜스코를 인수한다고 해도 당분간 선진과는 별도의 경영체제를 유지하며 ‘한 지붕 두 가족’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 정도만이 점쳐지고 있다.
이질적인 성격을 가진 두기업의 무리한 통합시 발생할 부작용은 물론 선진의 ‘크린포크’ 와 대상팜스코의 ‘하이포크’ 모두 생산과 유통, 소비단계 전 부문에 걸쳐 나름대로 브랜드인지도를 확보해온 만큼 지금 당장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선진 인수 이후에도 변화가 없는 사료사업 형태나 육계계열화사업 부문 역시 육성, 한강CM 흡수에도 불구, 올품과 함께 각자 독립적인 경영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하림그룹의 ‘성향’ 도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선진과 대상팜스코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도축두수를 기준으로 각각 2~3%대 수준.
이들 두 회사를 포함한 상위 5개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모두 합쳐도 10% 안팎에 불과해 그동안 특별한 ‘강자’ 없이 ‘춘추전국 시대’ 가 장기간 이어져왔다.
하림이 올품을 설립하기전 부터 2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을 주도했던 육계시장과는 상황 자체가 다른 것이다.
때문에 상위 5개사에 포함된 선진과 대상팜스코 역시 그 덩치가 갖는 잇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채 무한 경쟁체제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온 만큼 두 회사의 통합이 대상팜스코 인수에 따른 궁극적인 시너지효과라는 점은 누구도 쉽게 알 수 있다.
더구나 독립적인 경영구도는 두 회사 간 판매 간섭을 유발, 상호 갈등구도가 형성되는 부작용의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실정인데다 두 회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단계에서 충성도가 생산부문의 영향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하림그룹측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지난해 도축두수를 기준으로 선진과 대상팜스코를 합친 시장점유율이 5% 내외인 상황인 만큼 두 회사간 통합이 이뤄진다고 해 당장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육계와는 다른 시장구조나 기업비중 등을 감안할 때 한 기업의 주인이 바뀐 것 외에는 달라질게 없다는게 우리나 여타 회사들의 생각”이라는 또 다른 유력 양돈계열화업체 관계자의 반응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림그룹은 이번 대상팜스코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10% 진입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두 회사를 하나로 통합, 물류와 영업 등 유통단계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면서 점차 외형을 확대,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며, 어느 브랜드를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하림그룹측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번 대상팜스코 인수에 대한 일선 사육현장의 정서다.
일각에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대내외적 산업 환경속에서 양돈농가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계열화사업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선진이나 대상팜스코 역시 계열화사업체인 만큼 하림그룹에 인수된다고 해도 달라질게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양돈농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하림그룹의 선진과 대상팜스코의 연이은 인수로 인해 민간기업 차원의 수직계열화가 가속화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계열화 사업을 통한 사육기반 안정이 절대적인 경영요소인 대상팜스코인수가 확정되기 전부터 하림그룹측이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현안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