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탓 취업난에도 산업동물분야 외면 일색 ‘수의사 처방제’ 앞두고 차질 우려…대책 마련 시급 양축농가들은 가축들을 돌봐주고 진료해 주는 수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일선 방역기관에서도 현장을 지도ㆍ관리할 수의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축, 즉 산업동물만 본다면 수의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실상은 수의사가 넘쳐난다. 많은 수의학과 학생들은 졸업을 해도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수의업계와 학계조차 수의과대학 수를 줄이거나 입학생 수를 축소해야 한다고 제기할 만큼 취업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쪽에서는 수의사가 없어서 안달이고, 다른 쪽에서는 수의사가 너무 많아서 난리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 같은 양극화는 수의사들이 졸업 후 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산업동물보다는 반려동물 진료를 선호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한수의사회의 ‘수의사 수요-공급 실태 조사’에서도 반려동물 선호 쏠림현상이 여실히 나타났다. 조사결과, 졸업 후 희망분야로서 반려동물은 38.5%이었던 반면 산업동물 진료를 희망하는 수의사는 6.4%에 지나지 않았다. 산업동물의 경우, 일이 힘들지만 보수가 적다고 여기고 있는 탓이다. 산업동물 분야의 수의사 부족은 2011년 목표를 두고 추진되는 ‘수의사 처방전’ 도입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농가들이 아픈 가축을 뒤로 두고 동물약품도 구입하지 못한 채 수의사를 찾아 헤매일 가능성도 있다. 하루빨리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산업동물 수의사 양성방안으로는 산업동물 진료를 희망하는 경우, 국가에서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하고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토록 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또한 수의과대학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산업동물의학수련센터’를 통해 산업동물 임상교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상무는 “우리나라 수의사 수는 많은 게 사실이다. 대우와 보수가 어느정도 보장된다면 수의사들이 산업동물 분야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문제를 떠나 수의사들의 산업동물 분야에서 활동은 가축질병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축산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