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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무관심에 후유증 ‘심각’

HPAI 극복현장을 가보니 / 1. 김제 용지면일대 산란계 농가들

■전북·김제=노금호 기자  2008.08.11 11: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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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전북·김제=노금호 기자]
 
4월 1일 처음 발생해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2008 HPAI 사태가 6월 29일 모든 방역조치가 해제됐다. 하지만 아직도 살처분된 농장은 물론 관련업체들은 그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HPAI 사태 이후 이를 극복하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 농가 및 업체들을 소개 한다.

2/3가량 살처분…보상비 받아도 빚에 입식할 돈도 없어


지난해 24일 김제시 용지면 장산리에 마련된 AI대책본부에서 이 지역 10여명의 산란계농장 대표들이 모여 AI대책회의를 가졌다.
김제시 용지면은 산란계 농가만 102농가에 달하며 사육수수만도 180여만수에 달하는 산란계 밀집지역이지만 이번 AI로 인해 2/3가량이 살처분되는 아픔을 겪었다.
때문에 용지면 일대의 산란계 농가들은 대책본부를 마련하고 살처분의 아픔과 대책방안 등을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었다.
이날 대책회의실에 모인 농가들은 “용지면 일대 산란계 농장들은 이번 AI로 인해 양계업이 존폐위기에 몰려있다”며 향후 대책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이어졌다.
농가들은 “앞으로 8월 중순 정도 AI 양성농가에 실험 닭이 들어갈 예정이지만 산란 닭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3~4개월 동안은 수익이 없어 생계가 막막하다”며 그동안 어떻게 먹고 사느냐가 문제라고 토로한다.
특히 농가들은 “정부에서 보상비가 내려왔지만 받은 농가는 30~40%의도 못 받고 있다”말하고 “보상비 또한 그동안 축척돼 왔던 사료값, 약값, 생활비를 빚을 갚는데 모두 소진하고 나니 차후 입식할 돈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광식(송원농장) 대표는 “농가들이 이번 AI로 인해 살처분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어려움도 없었을 것”이라며 “농가들은 살처분 조치에 동참하면 살처분 보상비를 준다고 해서 신고하고 자식 같은 닭들을 살처분 했지만 막상 살처분 후에는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이어 조덕곤(대박농장) 대표도 “앞으로 다시 AI가 돌아온다면 농가들은 신고를 하지 않겠다”며 “농가들이 신고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지금 심정으로는 매몰지역을 다시 파내고 싶다”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칠석(칠성농장) 대표 역시 “시가 보상비가 생산비보다 오히려 낮게 책정됐다”며 “산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형성됐을 경우에는 산지가격보다 생산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이와 함께 농가들은 “전북도나 시청에서 AI사태 이후 양계농장을 방문해 애로사항 등을 파악조차 않하고 있다”며 “처음 AI가 시작될 때만 관심이 끝난 후에는 나 몰라라 라는 식이니 누가 정부 말을 따를 것이냐”며 양계농가들이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방역당국은 물론 지자체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왼쪽부터>
① 용지면 일대 산란계 농가들이 대책회의실에서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② 가정집 바로 앞에 살처분 가축을 매몰해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③ 한 산란계 농장이 재입식을 위해 계사를 소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