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한우농가들이 최근 사료가격 인상을 단행한 농협사료와의 일전을 예고했다. 한우협회(회장 남호경)는 지난 5일 긴급회장단 회의를 열고 농협사료 전 공장에 대한 점거농성에 돌입키로 의견을 모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우농가들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해 농협사료의 가격인상은 곧 폐업신고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공장점거가 불가피 하다는데 참석자들은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농협사료가 사료 값은 평균 18.9%나 올려놓고 기껏 3%를 한달간 만 할인해 준다고 밝힌데 대해 더욱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같은 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한육우 사료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농협사료의 가격인상은 한우농가에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으며, 협회가 농가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오직 무력시위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는 또한, 농업 근대화와 발전을 위해 설립된 농협이 이젠 한우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농가의 고통을 배제한 체 경영논리만을 앞세우는 농협은 더 이상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체 구조조정 등 경영합리화를 위한 노력은 없이 농가 생산비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가격 만을 인상하는 모습은 절대 농가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경북지역의 한 농가는 “농가의 절실함이 중앙에는 전달되지 않는 것인지 실로 안타까울 뿐”이라며 “당장 사육을 계속해야 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농협사료의 가격 인상은 한우농가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당장 공장을 점거해 농가의 절박한 상황을 저들에게 알리는 것 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11일부터 김제, 울산, 함안, 청주, 횡성, 나주, 안동, 광주축협 영암공장, 대구축협공장 등 농협사료 공장에 대한 점거투쟁에 돌입했다. 협회의 요구조건은 인상된 농협사료 가격 즉각 환원과 연말까지 사료가격 동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