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트렌드 부합에도 높은 가격·안전성 논란 여전히 ‘불씨’ 거세백신 과연 성공할까. 화이자동물약품의 면역적 거세백신 ‘임프로박(Improvac·사진)’이 본격적인 대중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확보한 농장 수는 40여개. 모돈 수로는 2만7천여두에 달한다. 특히 개별농장보다는 육가공 업체가 주축이 돼 움직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화이자측은 밝히고 있다. 계열화 체계가 구축돼 있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실현하고 동시에 동물복지라는 미래시장 개척을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험성적으로만 치면 임프로박 전망은 매우 밝다. 화이자는 최근 임프로박 국내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2006년 1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진행된 실험에서 임프로박 접종 돈군은 외과적 거세보다 출하두당 2만2,156원의 이익을 더 얻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당 증체량, 사료효율, 등지방 두께 등에서 높은 효과를 봤다. 특히 사료효율의 경우 고곡가 시대에 사료비를 낮춰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동물복지 트렌드는 임프로박 세 확장에 힘을 실어준다. 대표적인 예로, 네덜란드 맥도날드가 거세 돈육을 자사제품에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고환을 잘라내는 외과적 거세방법은 세계적인 동물복지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받는다. 지난해 12월, 돼지도체 등급 판정상 거세와 관련해 면역적 거세방법이 외과적 거세와 동일한 효과가 있는 방법으로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인정받은 것은 임프로박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한국화이자동물약품의 이득흔 차장은 “임프로박은 거세의 본래 목적인 웅취를 제거하는 역할 뿐 아니라 폐사증가, 성장저해, 스트레스, 고통, 면역억제 등 부정적 요소도 없애버린다. 그 효능은 수년간 그리고 세계 여러연구를 통해 검증되고 증명됐다”며 양돈생산자의 수익증대와 함께 임프로박 성공을 자신했다. 그렇지만, 임프로박 성공 여부에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우선 외과적 거세수술에 익숙한 농장주 마음을 돌리기에는 두당 5천원(부가세 포함)이라는 적지않은 비용이 부담이다. 흔히들 외과적 거세수술 비용은 100원이라고 농장주들은 대답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화이자 회사차원에서 등급판정에 따른 임프로박 접종 여부를 관리하고 있지만, 대중화될 경우 회사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회 접종해야 하는 임프로박이지만 자칫 1회 접종하거나 아예 접종없이 거세돈으로 판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특히 안전성과 관련해 여전히 논란의 불씨도 남아있다. 만약 돼지 접종 후 완전히 흡입되지 않고 남아있을 경우, 사람이 그 고기를 섭취했을 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화이자는 백신의 고기내 잔류와 관련해서도 경구로 투여됐을 때는 어떠한 작용도 나타나지 않게 돼 있다. 또한 단순한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원료의 안전성이 확인됐고 항원은 백신으로서의 항원만 작용을 해 호르몬 또는 약리와 같은 이외 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브라질, 멕시코, 칠레, 스위스 등에서는 임프로박이 상용화돼 있지만, 우리나라의 바로미터가 되는 미국, EU, 일본 등에서는 아직 출시가 되지 않은 것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가 된다. 화이자는 내년쯤 EU와 일본이, 2010년에는 미국이 임프로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수의업계 관계자는 “임프로박이 수퇘지 거세문화를 뒤집을 획기적인 제품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제품 흥행여부는 다양한 내외부 환경적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전망은 아직 미지수다. 결국 소비자와 농장주를 어떻게 끌어들이냐에 따라 임프로박 위상이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