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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 HPAI 국내 발생현황과 대응방향<1>

<1> 2008년 HPAI 발생 특징

기자  2008.10.27 09: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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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오 수 과장 
재래시장 통해 도심지서 봄철 집중 발생
오리·토종닭 폐사 두드러져…인체 감염은 없어

이 오 수 과장(검역원 질병관리과)


■ 발생현상 특징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단기간에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등 지난 2003년, 2006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발생지역을 보면 최초 전북(김제, 정읍)과 전남(영암, 나주)에서 시작해 경기, 충남, 울산, 경북, 대구, 서울, 강원,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특히 재래시장을 통한 도심지에서의 발생과 오리의 임상증상이 특이하게 나타난 점, 발생시기의 차이 등이 과거와 다른 특징이다.
발생 33건(의심축 신고 68건, 양성 42건) 중 가금류 집중사육지역인 김제지역이 11건으로 전체 발생의 33%를 차지했다. 발생 시기도 철새도래기에 맞춘 특별대책기간(11월~2월)이 지나서 봄(4월)에 집중됐다.
과거에는 오리의 폐사율이 매우 낮았지만 이번에는 아주 높아졌다. 또 과거 발생이 거의 없었던(2003년 19건 중 1건, 2006년은 없음) 토종닭에서 올해는 전체 발생 33건 중 12건(36%)이 발생했다. 게다가 재래시장을 거쳐 가든, 도시지역 소규모 사육시설에서도 나타났다.

■ 원인체 특성
이번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HPAI 바이러스(H5N1)에 대한 유전자 분석결과 초기 발생한 5곳(김제, 정읍, 영암, 논산, 평택지역)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는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는 베트남 및 중국 남부지방에서 지난 2005~2006년 발생했던 바이러스들과 함께 2.3.2 Clade로 분류되며 2003년, 2006년에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인체유래 바이러스도 아니며 지금까지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보건원에서 이 병이 발생한 양계장과 오리농장 주인, 관리 인부, 방역인력 등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와 함께 모든 발생지역의 병원에 대해 유사환자 발생여부를 조사한 결과 감염됐거나 감염이 의심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는 2008년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AI 바이러스와 일본 아키다현의 죽은 백조에서 분리된 AI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유전자에서 99.7% 이상의 상동성을 나타냄으로써 상호 유전적으로 매우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우리나라(2003~2004년, 2006~2007년, 2008년)와 일본(2004년, 2007년, 2008년)이 동일한 바이러스에 의해 고병원성 AI가 발생된 것으로, 공통유입 원인으로는 철새를 꼽고 있다.

■오리에 대한 병원성
2003~2004년, 2006~2007년 발생과 달리 올해는 야외농장에서 오리의 폐사가 두드러졌다. 오리에 대한 병원성 시험을 실시한 결과 평균 폐사 시간이 2주령 오리는 4.6일, 30주령 오리는 6.7일에 100% 폐사했다. 감염된 오리의 바이러스 배설기간은 2주령 오리는 6일, 30주령 오리는 8일을 나타냈다.
각 장기별 감염된 바이러스의 양은 30주령에 비해 2주령 오리의 뇌와 심장에서 유의성 있게 높았다. 결론적으로 2008년 분리주는 과거에 비해 오리에서의 병원성이 높으며, 연령이 어릴수록 병원성이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감염된 농장의 경우 예외 없이 보통 2~3일 만에 의심증상이 나타나 조기 신고를 유도토록 했고 이에 따라 방역당국도 신속하고 확실한 방역조치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다행히도 사람에게 감염된 적이 없는 병원체로 확인됐지만 설사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있는 병원체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방역태세와 각종 요인을 감안할 때 사람에게 피해는 결코 없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