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투자액수만으로는 비교가 어려울지 몰라도 사반세기 한국축산사의 중심에선 다비의 신화를 그대로 재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 축산업에 던져주는 의미는 건설이나 금융, IT 등 타산업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에 견줘 결코 뒤지지 않음을 알수 있다. 장인정신·현지화 전략 결합 독보적 존재 ‘부상’ GGP-GP 분리·제3농장 추진…수출 전초기지화 ■전문종돈장으론 최대규모 다비육종의 베트남 공략은 지난 2004년 CJ와 합자를 통해 ‘다비-CJ 제네틱스’ 를 설립하면서 본격화 됐다. 베트남에서도 최적의 투자처로 손꼽히고 있는 빈증성 벤깟군의 3만2천평 부지위에서 돈사신축 공사에 착수, 마침내 지난 2007년 1월에 첫 종돈분양이 이뤄진 것. ‘다비-CJ 제네틱스’의 모돈수는 1천1백2두. 필리핀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12만두 규모의 산미구엘 농장을 비롯해 다비-CJ의 규모를 넘어서는 초대형 농장들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비육돈과 구분이 없이 운영되는 만큼 전문종돈장으로서는 최대규모가 아닐수 없다. 최근엔 한국축산인 10명이 공동투자한 모돈 1천80두 규모의 한포크 GP까지 인수한 상황. 오래전에 진출한 프랑스 하이브리드(모돈 7백두)가 현지화에 실패, 간신히 생명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다비-CJ의 존재는 가히 독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희진 다비육종 대표는 이러한 성공적인 정착 배경에 대해 “베트남 진출이 너무 빠르지도 않으면서 선점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할수 있게 됐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비-CJ가 현지 축산업계에 더 깊이 각인되고 있는 주요인이 종돈의 품질과 생산기술은 물론 영업방식까지 기존 농장과 확실한 차별화에 있음은 현지에선 이미 알려진 사실. ■차별화된 품질관리 우선 질병 차단을 위한 돈사별 AI-AO 시스템과 주간관리체계만 해도 베트남 양돈인들에게 생소할 수 밖에 없다. 현지기후를 고려, 번식돈사와 이유자돈사, 비육사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 돈사구조와 환기시스템을 달리 적용하고 있는 점은 품질 제일주의를 지향하는 다비육종의 장인정신이 현지화 전략과 결합된 대표적인 사례. 얼마전에는 빈증성의 강력한 추천에 따라 산미구엘 농장에 이어 두 번째로 베트남 수의국으로부터 ‘위생적생산농장’ 지정을 받기도 했다. 이는 곧 다비-CJ 생산 종돈에 대한 현지인들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우식 다비-CJ 법인장은 “한번 종돈을 구입한 현지 농가들은 다비-CJ 종돈만 고집하고 있는데다 입소문을 듣고 먼거리에서도 구입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100% 농장가동에도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다비-CJ의 경우 종돈분양시 5%를 덤으로 얹어주는 베트남식 종돈분양 방법을 거부하고 한국과 똑같이 한달내 문제발생시 ‘클레임’ 처리해주는 등 철저한 사후관리로 현지 농가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베트남 축산업계 최초로 협력GP 농장 체제 구축을 통한 GGP와 GP분리는 물론 외부종돈 판매센터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3년 다비육종 설립이래 각종 신기술의 도입을 통해 한국 양돈산업 기술발전을 주도해 왔던 것과 똑같이 베트남 현지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비-CJ 근무 현지인들이 갖는 자부심과 비젼은 여느 농장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다. 베트남에도 어느새 부터인가 ‘다비인’의 자부심이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 |
이러한 다비-CJ의 존재는 윤우식 법인장을 비롯한 파견 직원들의 땀과 인내가 배경이 됐기에 가능했다. 문화와 언어적 차이를 극복하면서 현지인들과 ‘친구’가 된 것. 물론 업무지시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돼지가 도망가는 상황임에도 뛰지 않는 여유로움(?)을 지닌 현지인들과의 교감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첫 농장 공사 당시에는 1km 떨어진 곳에서 자비로 전기를 끌어와야 했으며 하노이 주변 농장과 GP계약 체결을 위해 이상한파속에서도 수많은 돼지를 죽여가며 58시간에 걸쳐 돼지를 운반하기도 했다. 최근 PRRS 등 극심한 질병피해로 인해 돈가가 대폭 오르기는 했지만 국내 수준을 넘어서는 사료가격은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윤 법인장은 “지금이야 나를 믿고 따라주는 절대적인 신뢰가 형성됐지만 초창기엔 업무지시 과정에서 현지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할 위기를 겪기도 했다”며 “급한 모습을 보였다면 버텨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비-CJ는 새로운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빈증성 농장에서 4시간 떨어진 곳에 보다 큰 규모의 제3농장 설립을 추진, 지역거점 확보 및 규모화를 도모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베트남의 동남아 공략 전초기지화도 겨냥하고 있다. 아울러 PRRS 음성유지를 위한 방역라인의 강화와 함께 베트남 양돈인재 육성을 위한 양돈교육연수원 설림과 AI센터 설립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현지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과 외국유학 주선을 통해 ‘다비 장학생’ 을 배출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당장의 유형의 수익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에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축산의 개척자로서 해외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한국축산업계에 탄탄한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는 윤희진 대표의 바람이 결코 무리는 않은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