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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 국산 조사료 종자는 어디로 갔을까

수입종자가 95% 차지…식량안보차원서 자급률 높여야

기자  2008.11.22 10: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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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 차장(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연구개발·전문인력 부족…정부지원 확대 시급해
청보리 생산비 수입比 75%수준으로 경쟁력 높아



지금 우리나라에는 소위 물 건너 온 수입품이 수 없이 많다. 이들 대부분은 각 분야에서 조연역할에 머무르지만 어떤 분야에선 황홀한 주연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가 자만하고 있는 사이에 시나브로 원 주인의 역할을 빼앗고 슬금슬금 말이다. 그 황홀한 주연 역할을 하는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조사료 종자다.
필요해서 귀한 돈을 주고 조금씩 사들여오던 것이, 이들이 주는 편익의 달콤함으로 인해 어느덧 전체 조사료 종자의 95% 이상을 수입산이 차지해버렸다.
알팔파, 티모시뿐 아니라 호밀, 옥수수 같은 친숙한 종자까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이다. 이들로 인해 국산 조사료종자는 설 자리를 잃었다.
국내 조사료 종자산업 자체가 외국산 일색인 것이다. 웬만한 노력으로 국산종자의 점유율을 높이기란 현재로선 요원한 일처럼 보인다.
일각에선 경제논리의 잣대로 흑묘백묘론을 얘기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이다. 그러나 종자가 무엇인가. 종자에는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의 역사를 창조하는 아주 소중한 존재이다.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신경 써야 한다.
국산 자급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조사료 시장에서 국산 종자 보급 확대는 이제 식량안보 차원의 지상과제로 대응해야 마땅하다. 벼, 보리, 콩, 배추, 무와 같은 작물종자의 경우 정부에서 관리하면서 90%가 우리 종자로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국산 조사료 종자는 공급율이 5%에 불과하다.
물론 조사료 종자의 경우에도 농촌진흥청이나 국립종자원 등에서 청보리, 옥수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 우수 국산 종자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 전문 인력 부족과 상대적인 지원 부족으로 개발되고 공급되는 물량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국산 청보리의 경우 수입조사료에 비해 생산량은 비슷한 대신 생산비는 평균 75% 수준으로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최근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국산 자급조사료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
또 FTA시대를 맞아 고품질의 우수한 국산 종자의 개발 보급이 우리 농업의 경쟁력 확보의 기본이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앞으로 조사료 종자의 국내 자급률 향상을 위해 채종포 설치 확대, 종자 보관시설 확충, 연구개발 인력 충원 등 조사료 산업 전반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와 함께 해당 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직접 나서 국내 조사료 생산 이용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