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무항생제 축산, 검역원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

김영길 기자  2009.06.03 14:06:11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항생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항생제는 아니다. 이러한 제품을 ‘항생제 대체제’라고 한다.
항생제 대체제 시장은 최근 수년 사이 무항생제 축산 붐을 타고 폭발적으로 커졌다. 제품 수는 물론이고 취급하는 업체 수 역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재료 또한 식물ㆍ동물 추출물, 생균제, 효모제, 광물질 등 매우 다양하다.
전망도 밝다. 소비자들로부터 불거지고 있는 항생제 내성, 잔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첫번째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농가는 여전히 항생제 대체제를 써야할 지 혼란스럽다. 우선 효과를 믿기 쉽지 않다. 업체들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항생제 대체제는 성장촉진이라든가, 면역증강은 물론이고, 각종 질병도 척척 해결해 낸다. 그야말로 항생제는 필요없다.
농가들은 업체 쪽에 물어보기도 하고 사용농가들로부터 직접 효과를 확인하기도 한다. 그래도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맞는지, 표기를 과장하거나 허위광고를 하는 제품이 있는지, 제대로 된 원료를 사용했는지 등 사후관리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업체 입장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쌓아야만 장기적으로 시장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객관적인 검증시스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동물용의약품등의 안전성ㆍ유효성 심사 기준’을 대폭 개정해 올해안에 마련키로 한 생약(천연제제) 허가기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번 개정은 허가기준 간소화에 무게가 실렸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서 등을 통해 효과가 나름대로 인정되면 실험자료를 면제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업체들은 항생제 대체제의 동물용의약품 허가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명분으로는 허가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는 것을 내세웠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항생제 대체제의 경우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하기 어렵고, 대부분 신약인 만큼 많은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동물용의약품 허가를 받기에는 힘에 버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항생제 대체제가 동물용의약품으로 가는 길이 한층 가까워졌다. 업체들은 동물용의약품 허가로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고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검역원은 합리적이고,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