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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가 직영 정육식당의 ‘잡음’

이동일 기자  2009.06.17 13: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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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전문 정육식당이 붐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정육식당이 대박을 꿈꾸며 문을 열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한우시세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우전문정육식당의 붐은 산지에서 시작됐다. 정읍 산외를 시작으로 강원도 영월, 전남 장흥, 경북 예천 등 산지에 한우전문 식당거리가 연이어 생겨났다. 이후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정육식당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우산지의 정육식당의 경우 상당수가 생산자 단체나 농가들이 직영하고 있다. 최근 그 수가 많아지면서 잡음이 생겨나고 있다.
농가의 입장이었을 때는 이웃이고 동료지만, 식당을 경영하는 경영자의 입장이 되는 순간부터 서로 경쟁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좁은 소비시장을 놓고 2~3개의 식당이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경북의 한 지역의 경우 한때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오던 한우협회가 회원 간 식당운영 문제로 사분오열로 갈라져 버렸다. 당연히 협회의 역량은 반으로 줄었다. 회원농가들도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몰라 난감한 상황에 놓여버렸다.
지금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반목을 푸는데는 다른 해법이 있을 수 없다. 단체내부에서 충분한 의사 조율을 통해 회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또한, 단체에서는 조속히 이에 대한 기준을 세워 단체의 분열을 사전에 막아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한우를 널리 알리고 좋은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보자는 좋은 목적에서 시작한 그 초심을 잃는다면 전문식당은 흔히 말하는 대박식당이 되더라도 그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다.
단체의 힘은 회원의 결집력에서 나온다. 협회 회원이 단체의 결집력을 깨면서까지 소비확대를 위해 일하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