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써코 조직백신 ‘아름다운 퇴장’

■기자수첩

김영길 기자  2009.07.01 14:56:16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써코 자가조직백신(면역요법, 이하 조직백신)이 질병예방 및 퇴치라는 고된 임무를 마치고 지난달 말을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났다.
도입시점인 1년전을 돌이켜보면 써코질병 피해가 워낙 컸고, 상용백신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다. 농가들은 백신을 구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전전긍긍했다. 이 때 조직백신이 ‘구원투수’로 거론됐다.
당시 조직백신의 생산체계와 사후관리를 두고, 허점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았고 심지어 동물약품 산업 후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조직백신은 이러한 모든 우려를 이겨냈다. 그리고 당당히 시장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우선 높은 효능·효과가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농가들은 조직백신을 통해 폐사율 개선, 위축돈 감소 등 생산성 향상을 봤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농가들은 70~80% 이상이 만족했다고 답했다.
가격면에서도 농가 도우미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조직백신은 상용백신과 비교해 1/3 가량 저렴했다. 공급 물량도 많아 상용백신에서 겪었던 물량 부족현상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동물약품 업체에게는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효자노릇을 했다. 조직백신은 총 2천982농가에 16만5천624병이 공급됐다. 두수로 계산하면 무려 414만두를 넘어서는 수치다. 업체들은 조직백신이 많은 마진을 남기는 품목은 아니라면서도 농가들과 접점구간을 늘리고, 영역확대를 꾀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됐다고 말했다.
철저한 생산과 사후관리 역시 빛났다. 조직백신은 GMP 시설에서 특허기술에 따라 엄격하게 제조됐다. 검역원과 가축방역본부는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 시장조사와 효능·효과 평가 등 최선을 다했다.
짧은 기간 ‘굵은 삶을 살아 온’ 써코 조직백신. 이런 저런 말도 많았지만 농가들이 질병과 싸우느라 힘에 버거워할 때 한 줄기 빛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써코 조직백신의 성공에 질투를 느낀 걸까. 최근 PRRS도 조직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솔솔 나온다. PRRS 조직백신 역시 도입과정에서 신중한 검토와 면밀한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