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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사료 전이용 우수농가를 찾아서 / 1등급 출현율 94.4% 전북 장수 박영효 농가

평생 믿고 쓴 사료…성공한 경영자로 ‘우뚝’

■장수=신정훈 기자  2009.07.04 1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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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장수=신정훈 기자]
 
- 농협사료 명예홍보대사인 박영효씨와 컨설팅 등 현장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농협사료 직원들이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부터 김제공장 김종곤 팀장, 이성준 차장, 박영효씨, 농협사료 본사 영업기획부 김용국 부장, 안창우 대리.

우사에 개체별 기록카드 비치…한우개량 지름길 찾아
“조합원 의무와 책임 다하기 위해 협동조합 전이용”


전북 장수군 장수읍 노곡리에는 한 평생 농협사료만 전이용하면서 최고의 성적을 거둬온 한우농가가 있다.
200마리의 한우를 일괄사육하고 있는 박영효(62)씨는 올해 1월부터 6월9일까지 18마리를 서울축산물공판장과 김해축산물공판장에 출하했다. 박씨의 출하성적은 1등급 이상 출현율이 94.4%에 달했다. 18마리 중 17마리가 1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중 1++등급은 44.4%(8마리)로, 1+등급은 38.8%(7마리)로 나타났다. 특히 18마리 중 11마리의 거세우는 모두 1+등급 이상을 받았다. 지난 1월 서울축공에 출하한 거세한우 8마리 중 5마리가 1++등급을, 나머지 3마리가 1+등급을 받았다.
“처음부터 농협사료만 먹였습니다. 축협 조합원으로 당연히 협동조합 사료를 전이용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품질이나 소득면에서 모두 만족하게 되면서 신뢰가 더욱 커지게 됐습니다. 이제는 다른 회사 사료를 이용하던 주위 농가에서도 저를 보면서 농협사료로 바꾸는 일도 생겼습니다.”
박씨가 처음 축산업을 시작한 것은 73년이다. “5마리로 시작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이후 서울에서 생활하다 고향을 찾아 82년 다시 5마리를 입식해 본격적으로 소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와 농협사료는 73년 인연을 맺었다. 그 후 82년 다시 소를 키우기 시작할 때 마침 개장한 군산배합사료공장을 통해 농협사료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졌다. 현재 박씨는 농협사료 김제공장(전 군산공장) 우수고객 제1호로 명예홍보대사까지 맡고 있다. 주위에서 가축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 꼽히는 박씨는 중간에 돼지도 키워보고 현재 사슴농장도 운영하고 있지만 농협사료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왔다.
다른 가축을 키웠던 경험은 지금 박씨가 한우를 관리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상시 번식우가 50여 마리 등 총 90마리의 암소를 통해 일 년 동안 생산되는 송아지가 60~70마리 됩니다. 비육우까지 관리하다 보면 정신없이 바쁩니다.”
여기서 박씨의 노하우가 돋보인다. 바로 농장 내 모든 개체들의 기록카드를 우사별로 현장에 비치하고 관리하고 있다. 바로 돼지를 키우던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카드도 돼지용을 그대로 재활용해 박씨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농장 내 모든 한우는 철저한 기록으로 관리됩니다.” 번식우의 정액, 인공수정서부터 혈통관리, 비육우의 거세일, 사료급여량은 물론 출하성적을 통한 우수혈통 역추적 관리 등 모두 우사에 걸려있는 기록부를 훑어보면 한 눈에 개체별 특성이 들어온다.
“개체기록부는 당연히 서류로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해당개체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소를 관리하기 위해 우사에 단계별로 별도의 기록카드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습니다.”
박씨의 이 같은 노력은 특유의 사양실험이 가능한 배경이 됐다. 출하성적을 분석해 번식우별로 특징을 찾아내고 분석결과에 따라 적합한 정액을 수정해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같은 육질 등급이라도 육량에 따라 소득이 달라집니다. 번식우들의 특성을 잘 알게 되면서 고급육은 물론 육량까지 생각해 소를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종자가 작은 놈이 등급이 잘나오는 것도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일관사육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박씨가 일관사육체계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질병 때문이다. 브루셀라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송아지를 들이지도 팔지도 않게 됐다는 것이다.
“자체 사양시험 결과 TMR 보다 농협사료가 훨씬 등급이 잘 나옵니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농협사료로 농장을 운영하고 육성우 때 청보리나 옥수수 사일리지를 충분히 급여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올해 한우능력평가대회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세 마리를 갖고 준비를 했는데 한 마리가 죽어 못나갔습니다. 올해는 다섯 마리를 준비해 그 중 좋은 놈 두 마리를 내보낼 생각입니다.” 박씨는 그동안 공들여 개량해온 한우를 갖고 대회에 나가 성적으로 평가 받을 생각이다.
부인 김순예씨와 2남2녀를 두고 있는 박영효씨는 큰 아들 자랑이 대단하다. 대를 잇겠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큰 아들 박수관씨는 현재 무진장축협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틈틈이 농장일을 돕고 기록 관리와 개량방향에 대해 조언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료가격이 아직도 비싼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한우시세라면 제대로 키우는 농가들은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잘 살려 소득을 높이는 것이 한우농가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평생 농협사료를 이용하면서 자식농사도 짓고 돈도 벌었다는 박영효씨는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을 믿고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