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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개혁 ‘비공개’ 토론회로 여론 수렴

중앙회 의도대로 법 개정 의구심…농민단체·농협 직원도 ‘당혹’

김영란·권재만 기자  2009.07.11 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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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란·권재만 기자]
농업·축산 통합 우려에 최원병 회장 “조합장 의견 따르겠다” 밝혀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에 대한 여론을 듣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토론회가 비공개로 열리면서 토론회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8일 경남지역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2주일간의 이번 토론회는 처음부터 아예 비공개로 진행되어 조합장과 토론회 행사 준비 관계자 외에는 주변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9일 농협중앙회 중회의실에서 서울·인천·강원지역의 조합장을 대상으로 열린 토론회도 역시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런 농협의 토론회 진행 방식에 대해 농민단체는 물론 심지어 농협 직원들까지 매우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협은 이번 토론회에서의 표출된 여론과 의견을 토대로 농협법개정안을 마련,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대내외적으로 밝혔음에도 정작 토론회는 비공개로 열려 농협중앙회의 의도대로 법안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구조개혁추진단이 마련한 사업구조개편 검토안에는 준비단계인 독립기업체(CIC)로 재편한 이후 2012년부터 농협경제지주와 NH금융지주로의 전환을 담고 있다. 그리고 농업경제와 축산경제 통합여부는 추후 의견수렴과 세부논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주재로 진행된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에 대한 토론회에서 축협조합장(하태정 부산울산경남조합장협의회장)은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통합하는 게 아니냐며 축산업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회장의 생각을 확실히 밝힐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합논의는 축협조합장들의 의견을 듣고 추진하겠다고 약속해놓고도 자꾸 통합 운운하는 것이 심히 우려된다며 회장 선거시 약속했던 축산배려를 지켜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왜 그런(통합) 얘기가 나오는 줄 모르겠다”면서 “축산을 홀대한 적도, 홀대할 생각도 없다. 조합장들의 의견을 수렴 후 결정하겠다. 걱정하지 말라. 문제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안사현 원주축협조합장도 축산의 정체성과 독립성, 전문성 유지를 요구하자 최 회장은 경남 창녕에서의 답변과 같은 기조로 “언제 통합한다고 했나. 농민단체, 직원, 조합장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특히 지난 4월 통과된 농협법개정에서 축산대표이사 특례조항이 유지된 것을 언급하고, 당초 특례조항이 없었던 것에서 다시 살아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 아니냐며 이(통합)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보자는 식의 뉘앙스를 남겼다는 것.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한 조합장은 “회장이 30분 이상 모두 발언을 통해 신경분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임을 설명하는 것은 그 만큼 위기의식이 있기 때문 아니냐”며 “그 위기를 사업분리(신경분리)를 통해 돌파를 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전문화를 하는 게 아니냐. 신경분리를 한다면 이 기회에 오히려 전문성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편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산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반드시 유지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