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슬로우 시티 국제연맹(citta slow international network)에 2007년 12월1일 전남의 4곳(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담양 창평면, 장흥 유치면)이, 2009년 하동 악양면 등 현재 5개 지역이 가입해있다. 2009년 2월 기준 16개국 115개 도시가 이 단체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우 시티운동은 1986년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 식품회사의 유럽진출을 거부하고 지역의 전통적인 다양한 식생활문화를 지키려는 ‘Slow Food 운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이탈리아의 한 작은 도시 Greve in Chiantti 시장(市長)인 Paolo Saturnini가 지역공동체가 큰 도시와 거대자본에 예속되는 상황에서 역발상 마케팅전략으로 지역의 전통적 가치를 천명하고 법령으로 제도화해 관광명소가 된 것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몇몇 도시가 호응해 각종 규약을 제정하고 실천 강령을 만들어 일관성 있게 추진해 서유럽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국제 연맹체를 만들었다. 슬로우 시티를 위해 도시들은 대형 슈퍼마켓의 진입금지, 외부인의 부동산 소유제한, 전통적인 농업과 사육방법 장려, 주차제한, 산책로 확보 등을 조례화했다. 슬로우 시티는 이탈리아에서 활성화 되었지만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지구촌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이데아(idea)이다. 그것은 인간은 공동체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이 파괴되고 훼손되며 지역의 공동체가 해체되는 상황에서 슬로우 시티의 느림의 철학은 극심한 경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본래적인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삶의 태도와 약속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현명함이다. 예를 들어 슬로우 푸드(slow food)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식자재 및 식생활 양식을 보존시키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 전통 제일주의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무조건 원시로 회귀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의 햄버거와 콜라 그리고 후라이드 감자 칩은 1955년 미국사회의 먹을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값싸고 간편하고 칼로리가 많은 음식으로 대중의 기호에 부합되면서 오늘날 119개국 3만1천여개의 지점망을 이루었고 연 20조의 순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맥도날드 햄버거는 건강한 삶의 질이 요구되는 웰빙시대에서 정크식품(Junk food)으로 낙인받고 미국의 골칫거리인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사례를 잘 살펴 새로운 대안을 찾는 슬로우 푸드의 철학에서 다양한 자원과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 현재의 여건은 부정할 수 없는 원인이 있어서 결과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명의 다양성(varity) 그리고 진화성(evolution)이 도시에서건 농촌에서건 공생(Co-Live)의 바탕에서 구조화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의 농업, 농촌의 건강한 발전과 지역 커뮤니티를 육성 발전시키려는 리더십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공동선(共同善)은 ‘생명존중’, 그리고 ‘공생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