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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산업동물 수의사 ‘해외 용병시대’ 오나

김영길 기자  2009.08.17 12: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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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가축을 진료할 수의사가 없어요.” 질병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가축을 보고 있노라면 농장주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모레쯤이나 들릴 수 있어요”라는 수의사 말은 여간 원망스러운 게 아니다.
산업동물 수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산업동물 수의사는 751명. 전체 동물진료 수의사가 4천109명이라고 하니, 18%에 불과하다. 노령화도 짚고 가야할 문제다.
산업동물 수의사 751명 중 256명이 60세 이상이다. 34%에 해당한다. 20~30대는 147명으로 20%를 넘지 못한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의학과 학생이나 젊은 수의사들은 산업동물 종사를 기피한다. 한 자료를 보니, 수의과 졸업생 중 6.2%만이 산업동물 분야를 희망한다고 한다.
나머지는 반려동물, 공무원, 기업, 단체 등에 문을 두드린다. 이러다가 보면, 10년 후 쯤에는 산업동물 수의사를 수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산업동물을 기피하는 이유야 많겠지만, 가장 먼저 지목되는 것은 역시 돈벌이다. 수의사들은 하루 8건 진료는 돼야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말한다. 현재 4건 정도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무분별한 동물약품 유통과 자가진료 성행이 산업동물로의 신규진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한다.
산업동물 수의사는 질병진료 는 물론 축산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악성가축 전염병과 인수공통 전염병을 막는 최전선에 배치돼 있기도 하다. 특히 2011년 시행예정인 수의사 처방제는 수의사가 있어야 가능하다.
수의사 부족 문제를 단순히 수의사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정부, 학계, 협단체 등 모두가 산업동물 수의사 육성에 적극 힘을 보태야 할 때다. 산업동물 전문교육시설 설치라든가, 농장전담 수의사제도, 산업동물 장학생 등이 정책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