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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가공업체 작업 감축에 도매시장 ‘몰려’

■추석 앞둔 돼지유통 ‘이상기류’

이일호 기자  2009.09.16 10: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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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8일부터 출하 급증…서울공판장 1천두 넘기도
지육시세 급락 원인제공…소비활성화 대책 시급

추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육가공업체들이 작업량을 감축, 도매시장으로 돼지출하가 집중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도매시장에 출하된 돼지는 지난 8일 2천136두를 기록한 이후 무려 일주일 가까이 2천두를 상회, 지난 14일에도 2천116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1년전과는 달리 전국도매시장에 대한 돼지출하두수가 지난 7월부터 2천두를 넘기기 힘들었던 최근의 추세를 감안할 때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공판장의 경우 4백~5백두대에 머물던 돼지출하두수가 지난 8일에 632두로 전일보다 무려 231두가 늘어났으며 다음날인 9일 592두로 주춤하더니 10일 819두에 이어 지난 11일(1천19두)에는 1천두를 넘어섰다.
이번주들어 소폭 회복세를 보였지만 도매시장으로 출하가 몰린 이기간 동안 돈가는 크게하락했다.
지난 8일 전국도매시장의 지육kg당 평균 가격은 4천934원으로 전일에 비해 127원이 하락했으며 9일 잠시 회복되는 가싶더니 10일 4천674원, 11일 4천460원까지 떨어졌다.
서울 평균가격은 이 기간동안 ‘춤을 춘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급격한 등락을 거듭했다.
전국시세와 비교해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던 서울 가격은 지난 8일 지육kg당 4천702원으로 전일에 비해 무려 401원이 하락했다가 9일 4천830원으로 1백30원이 올랐다. 하지만 다음날인 10일 4천604원으로 230원이, 11일에는 4천176원으로 428원이 각각 하락했다. 지난 7일과 비교할 때 무려 1천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연중 최고 성수기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추석 수요를 대비한 육가공업체들의 물량 확보로 돈가가 강세를 보여왔던 예년과는 전혀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닥에 돼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 양돈농가의 홍수출하가 아닌 육가공업체들의 작업량 감소가 그 주된 원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육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도 “추석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작업량이 대폭 줄었다. 타회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다보니 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돼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신종플루 사태로 인해 회식자리가 줄어들고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 육가공업체들이 떠않고 있는 재고량이 많아 추석 수요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육가공업체의 경우 평소보다 주문량이 30%이상 줄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년과는 다른 이상현상이라는 점에서 양돈업계 일각에서는 ‘돈가정산 방식 개선에 따른 지급률 조정기를 감안한 포석이다’, ‘수매를 앞둔 시점에서 돈가 조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등 육가공업계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그 배경을 떠나 육가공업체들의 작업량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추석이전부터 돈가 하락세가 본격화, 양돈농가들의 경영난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범업계 차원에서 돼지고기 소비활성화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