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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생존 공동비대위’위원장에게 듣는다

기자  2009.09.23 12: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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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승호·강창원·김대현 협의회장.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과정에서 축산경제조직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지키려는 축산인들의 열정이 뜨겁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 개편 중앙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통합하는 안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축산인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란 축산업을 대표하는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는 축산인들의 생존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축산단체와 축협 조합장, 축산관련 학회까지 범 축산업계가 구성한 ‘축산업 생존을 위한 공동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공동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대표자들의 활동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농협 축산경제 존치…범업계 힘 결집
축산단체들과 연대 전방위 활동 전개

“지금 축산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FTA도 사료값 인상도 아닌 농협개혁 과정에서 축산부문이 축소될 우려가 높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전국의 축산인들의 힘을 결집해 농협축산경제를 지켜낼 것입니다.”
‘축산업 생존을 위한 공동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요즘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중앙위원회에 축산분야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승호 회장은 축산관련단체들을 대표해 공식 회의에서 축산업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1인 3역을 담당하고 있다.
더욱이 농협개혁이 신경분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축산경제와 농협경제를 통합하는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때마다 공식석상이나 비공식적으로도 축산경제 존치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농협중앙회의 축산경제가 반드시 존치될 수 있도록 축산업계의 힘을 결집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축산관련단체장들과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논의하고 향후 투쟁 수위를 정해 축협 조합장들과 연대해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경제와 축산경제 통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축산농가는 전문적인 지원 축소에 따라 농협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강창원 축산관련학회협의회장

농협내 축산조직 보다 높은 전문성 요구
축산가치 절하 이슈화…올바른 개혁 유도

“농협중앙회 내 축산조직의 전문성 강화와 독립성 확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학자들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축산업 생존을 위한 공동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축산관련학회협의회 강창원 회장(건국대 교수)은 “그동안 축산업이 산업적 가치나 경제적 비중에 비해 너무나 소홀히 취급돼 왔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와 농업경제의 통합론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면서 축산관련학회협의회가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려는 움직임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학자들의 의지를 표출한 것임을 밝힌다.
“농협 내 축산조직이 보다 전문화되고 독립성도 확보돼야 할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축산경제의 존폐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현실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축산관련학회협의회는 이에 따라 농협 내 축산조직의 전문성 확보에 대한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이를 각계 요로에 전달하는데 주력해 왔다. 농협중앙회 사업조직 개편과 관련해 얼마 전 한국축산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연구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학계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축산업이 소홀히 취급되는 현실을 이슈화하고 올바른 개혁이 무엇인지 홍보할 계획입니다. 이는 ‘밥그릇’을 지키려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축산업을 지키고, 발전시켜나가려는 것입니다.”

●김대현 전국축산발전협의회장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협동조합 개혁의 목적인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합 지원강화, 그리고 농업인의 실익증진에 기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현재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개혁의 본질을 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융지주를 만들어 신용사업은 살리고, 전문성을 갖춘 축산경제조직은 오히려 폐지 또는 축소하겠다는 것은 한 마디로 거꾸로 가는 개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공동비상대책위원회에서 축협 조합장을 대표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현 전국축산발전협의회장(인제축협장)은 “전국의 축협 조합장들은 농협의 사업 분리를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농협중앙회 내 축산경제부문을 힘으로 밀어붙여 농업경제와 합치겠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경제조직을 없애면 분명히 현재보다 축산업이 어려워지고 그만큼 농촌을 지키고 있는 축산인들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때문에 전국의 조합장들이 축산농가와 함께 힘을 모아 농협 축산경제조직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축협 조합장들과 축산인들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강행하려 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농협 내에서 사업구조 개편을 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축산분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