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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육상장 등 시장변화 부응…‘트랜드메이커’ 부상

■주목! 여기 / 공판사업 ‘르네상스’ 꿈꾸는 도드람안성축산물공판장

이일호 기자  2009.11.09 10: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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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 하루 80두 처리규모의 부분육 가공시설과 개별예냉시설, 돼지 급냉터널 시설 등을 갖춘 도드람안성축산물공판장 전경<사진 왼쪽>, 디지털전광판과 중도매인석 LCD패널 등 최첨단 부분육전문 경매시스템까지 확보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후발주자 한계 불구 상장실적 괄목성장·가격도 기대이상
중도매인 요구 적극 수용…‘단순 중개’ 넘어 영역 확대 검토

언제부터인가 길거리 정육점에서 숙련된 솜씨에 의해 지육이 해체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과거 신선한 축산물 판매를 상징하는 것처럼 여겨져 왔던 모습이 지금의 소비자들에게는 비위생적인 유통과정으로 비춰질 뿐이다.
정육점에서도 지육 보다는 최대한 다루기 쉬운 형태로 축산물 공급을 요구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핵가족 시대의 전개는 보다 구매제품의 다양화 및 소량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육유통 시대가 점차 막을 내리고 있다. 돼지의 경우 지육유통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소역시 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육유통의 한축을 담당해 왔던 공판장의 역할 또한 위축일로를 걷고 있는게 현실. 단순히 중개역할만을 해온 기존의 공판장도 변하지 않으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과도기에 도드람안성축산물공판장(장장 김운경)이 비상을 위한 날개를 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도축장 위생등급 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상등급 지위를 획득한 도드람LPC를 배경으로 시설에서부터 중도매인, 경영에 이르기까지 ‘젊음’으로 무장한 도드람공판장은 급변하는 소비자 니즈(need)에 부응하기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협계통사업장 승인까지 획득하며 공판장업계의 ‘트랜드 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차별화된 하드웨어 비교거부
지난 1월15일 처음 문을 연 도드람공판장은 안성시 일죽면 금산리 598번지 소재 도드람 LPC내 경매장을 비롯해 육가공처리장, 급속냉각실, 예냉실을 갖춘 연면적 900여평의 지상 3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돼지 500두와 소 100두의 상장은 물론 80두 규모의 부분육 처리시설까지 확보, 지육상장과 가공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판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디지털전광판과 중도매인석 LCD패널 등 최첨단 부분육전문 경매시스템까지 확보, 하드워어에서부터 타공장과의 비교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육 이동과 경매 동선을 분리함으로써 어느누구에게나 항상 깨끗한 작업환경 공개가 가능할 뿐 만 아니라 지육사진을 통해 중도매인들이 보다 정확히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화상경매 시스템도 구축했다.
설계 당시부터 단순히 지육경매에 기능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
광우병 발생 위험부위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SRM(특정위험물질)제거 시설이 국내 공판장 최초로 설치된 것도 이곳의 자랑이다.
개별 예냉시설을 통해 기존 개방형예냉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는 냉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나 돼지 급냉터널 운영으로 신선도와 위생도 유지가 어려운 온도체유통의 부작용을 해소한 점도 차별화된 하드웨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수도권 남부의 교통요지에 입지, 중도매인은 물론 중부권 축산농가의 이동거리 단축으로 연간 83억원으로 추산되는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감량손실도 차단할 수 있는 시너지를 거두고 있다.

#시설·중도매인·경영 ‘젊은공판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기존 도축장과의 차별화, 그리고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젊은층의 중도매인의 확보는 이곳 도드람공판장에게 기대이상의 괄목할 성장동력을 가져다주고 있다.
개장 첫날 소 38두, 돼지 231두를 시작으로 상장실적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5월15일 돼지 573두, 9월22일에는 소 113두가 각각 상장되며 역대 최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돼지의 경우 하루 평균 400두 상장으로 가동 9개월만에 이미 2010년 목표를 달성했을 뿐 만 아니라 소 역시 금년 목표에 육박하고 있다.
절대규모에서는 수도권의 여타 공판장에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그 성장속도는 어느곳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의 관심은 이러한 외형적 성장 보다 도드람공판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장가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9월 24일까지 도드람공판장에 출하된 소의 평균 상장가격은 평균 1만3천290원으로 전국가격 보다 오히려 607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최상위등급(1++A, 1++B)에서 격차를 보이며 서울가격 보다는 평균 227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역시 이동거리에 따른 물류비나 감량 등을 감안할 때 농장 규모에 위치에 따라서는 도드람공판장 출하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수 있다. 더구나 이들 2개등급을 제외한 중간등급 가격의 경우 오히려 서울가격을 상회, 후발주자인데다 중도매인의 입장에서는 서울공판장의 ‘서브’ 성격이 강한 도드람공판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육·부분육 포장까지
하지만 도드람공판장은 중부권 축산물유통의 강자 위치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보다 많은 우수 중도매인 확보를 위해 긴밀한 협의체계 구축과 함께 과감한 시설개선 등 이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경영에 반영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중도매인들과 함께 새로운 개념의 공판장을 그려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중개역할을 벗어나 지육과 부분육의 포장까지 담당하되 중도매인들이 공판장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
공판장이야 말로 유통단계를 최소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고리를 단순화 함으로써 축산물 재포장에 따른 오염가능성을 차단하면서도 가격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수급상황이 가장 신속하고 정확히 적용되고 있는 곳이 공판장인 만큼 품질관리만 뒤따른다면 가장 현실적인 가격으로 신선한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발상 역시 지육은 물론 부분육까지 상장, 소비자에게 공급이 가능한 도드람공판장이 존재하기에 가능했다.
도드람공판장 김운경 장장은 “등급제와 이력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곳이 공판장”이라며 “이는 곧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판장의 ‘르네상스’ 를 꿈구는 도드람공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